자기소개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이 있다. 대부분의 자소서에는 비슷한 문구가 반복된다.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습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안전하고 무난한 표현이다. 실패할 위험도 없고, 거부감을 줄 가능성도 적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지원자는 이렇게 쓴다. "저는 3년 내에 마케팅 팀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겠습니다", "입사 후 5년 내에 팀장이 되어 후배들을 이끌고 싶습니다", "이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신입사원이 되겠습니다." 구체적이고 야심 찬 목표다. 실제로 정작 기업이 원하는 건 후자다. 회사를 성장시킬 최고의 인재를 찾고 있으니까.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이 있다. 한 사장은 동네에서 나름 유명해지자 만족한다. "우리 동네에서는 최고야. 최선을 다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됐지." 더 큰 발전이나 확장에는 관심이 없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장은 미슐랭 가이드를 꿈꾼다. "언젠가는 미슐랭 스타를 받고 싶어. 세계 최고 레스토랑과 경쟁하고 싶어." 해외 유명 레스토랑을 연구하고, 요리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한다. 불가능해 보여도 최고를 향해 도전한다. 그리고 그 노력이 지금의 K김치와 K떡을 만들어 냈다.
이게 '최선'과 '최고'의 차이다.
최선에 만족하는 사람은 안전지대에 머문다. '나는 할 만큼 했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합리화한다. 더 높은 목표를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패할까 봐 처음부터 포기한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 노력해야 할지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아 쉴 수가 없다.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은 다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라도 도전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여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최고라는 명확한 기준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쉴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성취감과 함께 다음 목표를 설정할 여유까지 생긴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말했다. "좋은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고의 콘텐츠만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단순히 DVD 대여업체에서 만족했다면 지금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기존보다 조금 나은 서비스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만들어 세상을 바꿨다.
중국 고전 《맹자》에 이런 말이 있다. "불위자 불능야(不爲者 不能也) -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최고에 도전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만족화(Satisficing)'와 '최적화(Optimizing)'로 구분한다. 만족화는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하는 것이고, 최적화는 가능한 최고의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다. 성공하는 기업과 개인은 대부분 최적화를 추구한다.
무조건 최고를 추구하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최고가 될 수도 있는 나를 '최선'이라는 안정제로 떨어뜨리지는 말자.
최선은 현재의 한계 안에서 노력하는 것이다. 최고는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가 되기도 한다. 그 말이 나의 한계선이자 제한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최고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 스트레스를 준다. 더 높은 목표, 더 큰 책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편안한 곳에 머물면 발전이 없다. 적당한 긴장과 압박이 있어야 잠재력이 깨어난다.
오늘부터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정말 이게 내 최고일까?"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할 용기는 있을까?" 최선이라는 안전망을 버리고, 최고라는 날개를 달자. 그 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부담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것들이 바로 우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성장제가 될 것이다.
글을 쓰는 내 변심이 내일은 "너무 무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라고 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온 당신, 오늘만큼은 최고를 꿈꿔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