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면 저녁노을이 붉듯
내 나이에도 빛이 있다
눈은 예전만 못해 흐려졌지만
작은 꽃잎 하나에도 계절이 다 보인다
귀는 점점 무뎌지지만
매미 소리 사이로 흘러드는
저녁 바람의 숨결이 더 깊이 들린다
발걸음은 느려졌지만
길가의 풀잎과 하늘의 구름은
나를 기다려주고
기억은 자주 흩어지지만
남은 조각들은 더 단단해져
나를 지탱하는 기둥이 된다
누군가는 묻는다
"청춘은 이미 떠나지 않았느냐"라고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내 청춘은 떠난 적이 없다고
낭만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계속 머물고 있다고
나는 나이를 꺾지 않을 생각이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화려한 날들은 계속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