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이 Jul 04. 2024

치맥 페스티벌 처음 간 날

왜 이제야 왔을까.

   치맥 페스티벌 가기 며칠 전 프로젝트 발표 결과가 나왔다.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안 보였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지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치맥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첫 번째다. 연초부터 노력한 결과가 실망스러워서 의기소침해지고 이 길이 아니라면 나는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일찍 시작되어 6월 초에 폭염주의보가 떴다. 대프리카라는 명성에 걸맞게 7월 들어서는 최고 기온이 37도를 넘나 든다. 장마철 높은 습도까지 더해져서 에어컨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다. 더운 데 뭣 하러 가서 땀 흘리며 치킨을 먹지?라는 생각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해마다 높아지는 기온을 고려하면 올해가 제일 시원할 듯했다. 무엇보다 더위 따위는 아랑곳 않고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지인이 있어서 페스티벌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독일 옥토버 축제는 마차퍼레이드 후 오크통을 여는 것으로 시작하고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대구시장이 치킨 상자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올해 7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치맥 페스티벌 중에서 라인업이 가장 화려한 수요일 개막식에 참여하기로 했기에 박명수와 지코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무대 조명과 두류 2.28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니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났다.


      전라도에서 온 충만치킨은 간장도 후라이드도 참 맛있었다. 느끼한 기름맛없이 고소한 치킨향을 풍기며 바삭한 식감을 전해 주었다. 생맥주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하고 치킨을 나눠 먹었다. 공연은 8시쯤 시작되어 조금 있으려니 어둑해졌다. 배를 채우고 나서 본격적으로 댄스 타임을 가졌다. 박명수가 아는 노래를 몇 곡 틀어줘서 어렵지 않게 아는 언니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신나게 댄스타임을 즐겼다. 아침에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가서 저녁 시간이 되니  선선하고 바람도 가끔 불어 뛰기 좋은 날이었다. 딱 좋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지코는 콘서트 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아무 노래> <삐딱하게>등 여러 곡을 불렀다. 앞쪽에 자리 잡은 30대 초반의 남녀커플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기는 모습이 멋지고 행복해 보였다. 싸우지 말고 오래 행복해라. 마음속으로 그들의 행복을 기원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도 재밌을 것 같았다. 4명이라 2명씩 팀을 나눠서 자리를 맡고 치킨을 주문하는 역할 분담을 했다. 덕분에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댄스타임을 즐길 수 있었다. 8명쯤 온다면 서로의 댄스를 보면서 좀 더 흥겨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도 음악과 춤을 즐길 줄 아는 지인들과 함께 오고 싶다. 탁 트인 야외에서 쿵쿵 울려퍼지는 음악에 무더위와 업무 스트레스는 땀과 함께 녹아버렸다. 계속 즐기며 살자.

치맥페스티벌 공연 라인업
프리미엄석
지코의 멋진 무대
카스광장의 밤 풍경
치맥 시작

프로젝트가 뭣이 중헌디. 힘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대구의 센트럴파크를 소개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