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죄가없다
2020년 9월 13일
건축사 시험 문제를 푸는데 생각보다 멘털이 많이 지친듯싶다. 그동안 잘 버텨왔는데 3교시 문제풀이는 시작자체가 눈앞이 캄캄하다. 앉아서 따라 그리기만 해야겠다 싶은데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짜라투스트라를 보고 이상하리만큼 몸이 무겁고 게을러진다. 하루하루 깨달음의 연속인 현자들의 자세를 닮아야 할 텐데...
2020년 9월 14일
하루종일 너무 멍했다. 짜라투스트라를 읽은탓일까.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는 니체의 언어에 뭔가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득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내 발로 가야 한다는 것 그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는 나 홀로 살아가며 누구에게도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진정한 초인에 대한 감정들을 교감할 수 있긴 했으나 뭔가 많이 어색하다. 그냥 세상에 많이 까인 누군가가 징징대면서 대단한척하며 적어 내려 간 글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책의 깊이를 가늠하기에 아직 나 스스로에 대한 한계가 많이 있지만. 뭔가 허무함이 많았다. 어느새 훨씬 업무의 양도 많아지고 대부분의 방향들도 잘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가 된 것을 보니 가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잡다한 생각들에 힘들다고 징징대는 시간들이 늘어나는 것만 같다.
2020년 9월 15일
회사에서의 하루하루가 되게 피곤하다. 이번주는 저번주의 절반정도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듯싶다. 현장인부 중 코로나환자가 나왔다고 해서 확진자와 마주친 사람들은 다들 역학조사상에 자가격리대상이 되었고 우리 사무실도 C소장님이 불안한 상태라 이게 지속되면 나도 위험하다. 진짜 골치 아픈 일이다. 아무튼 이번주에 정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마냥 좋은지 모르겠다.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날 궁리 자체가 어렵고 하루하루 건축사시험연기에 기대를 하는 데 생각대로 되어주질 않는다.
2020년 9월 16일
하는 일이 이제 다시 어느 정도 흐름에 올라온듯싶다. 일에 대한 집중도가 어느 정도 높아진 것이 엑셀로 만든 업무일지에서 제시하는 일들이 다 정리해 가면서 오는 쾌감도 있지만 그런 것들 보다도 우선 제일 나은 것이 일에 대해 집중도 잇게 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아무튼 머릿속에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업무환경에 대한 니즈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머릿속이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 차서 정리가 되지 않았고 이런저런 것들을 사고하면서 생각들을 낭비해 제대로 자지 못했다.
2020년 9월 19일
학원강의가 이제 다 끝났다. 시험공부는 오답노트를 만든답시고 A3용지에 풀칠하는 걸 했는데 해놓은걸 한번 쭉 보고 있자니 뭔가 뿌듯한 게 있긴 했다. 아주 조금이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씩 하긴 했구나 싶은 마음이 있었고 뭔가 다 채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다 채우면 뭔가 아무튼 든든할듯싶었다. 이제 진짜 준비할만할 것도 없을 정도다 싶을 정도가 되니 학원시험날이 되었고 이번주가지 나면 이제 진짜 물러설 데도 없다.
가을은 핑계가 많은 계절
짜라투스트라는 안녕하시려나
오늘의 힘은 몇 퍼센트일까나
업무일지를 쓰는 이유는 나의 오늘의 값어치를 증명하기 위함.
오답노트의 뿌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