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의료서비스를 바꿀 수 있을까?

[JOB다한이야기]

by 달하

4차 산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대면 등등 올 한 해를 지배했던 단어들이 이제는 좀 (진부해지면 안 되는데)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백신 접종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죠. 우리나라도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접종을 하겠다고 정부에서 발표도 했습니다만, 백신의 효과를 보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가장 현실적인 감염 예방법이라고 하니 이를 잘 지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올해는 유독 의료계에 서비스 로봇이 도입되었다는 기사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병원은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사람들에게 의료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필수 기관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멈춰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도 사람 간 물리적인 접촉이 많으며 환자와 의료진, 보호자와 직원들 간의 대면하는 상황이 많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안전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원에서도 감염이 확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을 구분하여 진료를 봐야 하고, 응급으로 들어오는 환자들 속에서 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나 보호자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원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손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을 안내해야 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출입기록도 남겨야 하다 보니 기존 인력들로 많은 업무를 해내기가 힘든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감염 예방 활동을 위한 추가 인력 고용은 비용으로 연결되니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기존 직원들에게 추가 업무를 할당하기에는 업무 부담이 높아져서 이래 저래 힘든 시기를 겪어왔지요.

그렇다 보니 의료계에서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업무를 로봇이 대체해 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비용 효과적이고 단기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 경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내에서의 추가 감염을 방지하고자 부분적으로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가능한지 시범 테스트를 해보는 병원이 생기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정보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는 병원들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의료계에서는 미래에 맞이하게 될 병원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 왔고 지금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스마트 병원'이라 통칭하며 미래에 다가올 스마트 병원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고 개발하고 테스트를 해오고 있는데요. 스마트 병원은 새로 등장하는 의료 기술과 IT 환경, 사회적 요구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달리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현시점에서의 IT 기술과 로봇이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로봇이 인공지능을 만나 회진을 하고 안내를 한다면?

의료계에서의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IBM의 왓슨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병원마다 수집한 주요 암에 관련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침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왓슨은, 2016년에 국내 첫 도입이 되었습니다. 많은 기대로 도입된 왓슨은 서양인을 중심으로 한 의료 데이터의 한계로 동양인인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암 진단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준으로 암 데이터가 축적되고 진단 정확도 개선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왓슨뿐만 아니라 국내 암 진단을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이 탄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무리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분석하여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 하더라도 생과 사를 가르는 의료계에서는 0.0001%의 실수도 용납하기가 어렵지요. 이 때문에 아직은 인공지능 도입이 망설여지게 되는 부분도 있는데요. 직접적인 진료나 치료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보다는 의료서비스 질의 개선을 위한 간접적인 용도로 쓰인다면 보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병원에 입원해보면 주치의 선생님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본연의 업무인 진료, 치료, 수술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외 행정 업무들도 하다 보니 정작 환자를 대면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어 입원 수속할 때 한 번이라도 더 자세하게 케어를 받고 싶어 '특진'을 선택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아주 잠깐 회진하면서 환자 상태를 알려주시면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 더 물어보고 싶고, 금방 물어보고 대답을 들었지만 다시 설명을 듣고 싶어 재차 물어보고 싶어도 바쁜 의사 선생님 붙잡고 있기가 죄송할 때도 있죠.



이럴 때 병원정보시스템과 연동하여 환자의 진료기록, 검사 영상 및 결과 등 환자에게 공유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요. 환자나 보호자가 원할 경우 병실 근처에 대기 중인 로봇을 호출하여 병실로 오게 하여 현재 상태와 궁금한 점에 대해 의료진을 대신하여 설명 들을 수 있고, 수술 예후에 대한 결과를 다시 본다거나 주의해야 할 사항, 더 상세히는 식단이나 가벼운 활동에 대한 주의 사항도 환자별 맞춤 형태로 제공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외에 병원정보, 입원생활정보 등에 대한 내용도 알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꼭 로봇이 아니어도 작은 디스플레이나 침상 옆에 작은 로봇을 두고 환자 맞춤형의 의료정보, 진료/치료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게 부담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환자들이 입원하는 동안 크고 작은 문의에 일일이 대응하던 간호사들의 업무도 로봇이 좀 덜어준다면 의료진 입장에서도 한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병원 곳곳에서 한 몫하며 열일하는 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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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Google 뉴스 검색, 키워드: 병원 안내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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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Google 뉴스 검색, 키워드: 병원 안내 로봇


로봇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나 로봇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시스템이 의료계에 안정적으로 적용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환자가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기존 진료 데이터나 간단한 자가진단기기 및 웨어러블 로봇, 사진 영상 등으로 원격 진료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법적으로 막혀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원격진료에 대한 필요성 및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사회적 요구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진료에 대해서 한정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시도도 하고 있는데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구들에 대해서 원격진료 국책과제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원격진료는 뜨거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가 다시 식어버리는 주제였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원격진료가 더 이상 논의의 대상으로만 남겨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원격진료가 본격 적용된다면 이에 활용될 수 있는 가정용 로봇, 웨어러블 로봇, 케어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도 같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던 경험들을 발판 삼아 환자들과 의료진이 훨씬 더 가까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언제부터 화두가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스마트 병원, 미래형 병원은 꽤 오래된 용어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 병원의 모습으로 제게 각인된 장면은 영화「엘리시움」에서 만났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워너비 의료기기 Med-Bay는 어떠한 질병이든 외상이든 모든 상해를 치료하고 신체를 재생하는 게다가 젊음까지 지켜주는 완벽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저 첨단 기기에 눕기만 하면 모든 질병을 싹 고쳐준다고 하니.. 미래에 우리가 맞이해야 할 병원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표식으로써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으로 말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 계층이 둘로 나뉘고 그 격차는 점점 커져만가죠. 로봇이 의료서비스를 개선해주고 인공지능이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준다더라도 이로 인해 상대적 불평등을 겪게 되는 계층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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