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에 새 가족이 오셨다. 농촌은 남자 성도님들을 보기 어려운데 같은 날에 세분이나 등록을 하셨다.
제일 나이 많은 성도님께 다가갔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 8호선 타고 3 정거장 갔슈"
"......"
'이게 무슨 소리지?' 한참을 생각했다.
'앗 나이가 83세'
빵 터졌다.
지금도 그때 생각이 나서 성도님 얼굴만 보면 웃음이 난다.
83세 우리 할아버지 성도님은 교회 처음 나온 성도님 치고는 목사님을 대하는 태도나 예배 참석하는 분위기가 남달랐다. 처음 오신 분의 느낌은 아니었다. 몇 개월 지나 소고기를 사주시면서 고백하셨다. 큰 형님도 동생도 목사라고 고백하셨다. 그 당시 바로 위 형님이 신학교에 간다고 하셨단다. 미국에 가서 신학박사 학위를 따는 동안 자신은 어머니를 모시며 동생들을 모두 홀로 공부시켰다고 하셨다. 살아오는 세월 동안 형님에 대한 서운함과 섭섭함이 커서 인지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험한 일을 하면서 정착하지 못했다. 이제 교회를 다니게 되었으니 '나 이제야 천국 가겠네'라고 하셨다. 마흔 살 차이 나는 우리에게 소고기 사주면서 흐뭇해하셨다.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게 하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곳에서 감사했지만 많이 힘들기도 했다. 점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에 빠졌다. 혈기 왕성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우리 마음을 낮추고 또 낮추시는 훈련을 시키신 것이다. 그렇게 빚어가셨다.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다른 곳에서도 이어진다는 믿음이 생긴다.
8호선 3 정거장은 큰 위로였다. 우린 이제 4호선을 탔을 뿐이다. 나의 계산이 멈췄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변화가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우리는 앞으로를 모른다. 그냥 하루하루를 걷는다. 그것뿐이다.
그러다 보면 또 몇 호선의 위로가 찾아오겠지!
교회가 든든히 서 가면서 평안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주를 두려워하고 성령의 위로를 받으면서 그 수가 점점 더 늘어 갔습니다.
사도행전 9장 3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