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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흔에 글쓰다 Feb 21. 2024

감정은 흘려보내면 증발해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콤플렉스는 열등감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콤플렉스란 신체를 동반한 감정의 핵 덩어리라고 분석심리학은 소개한다. 거기에 어떤 감정이 뭉쳐져 있는지 그것이 무의식에서 강하게 나올수록 신체에도 반응이 온다.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 그래도 우리가 인식을 할수록 나아지는 경험을 할 수는 있다.


과제 중심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면 감정이 일을 망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수많은 치료와 임상에서 연구한 결과는 감정을 다루지 못하면 일을 망치는 일이 허다하다고 보고 한다. 그렇다면 이 콤플렉스 반응을 일으키는 감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요즘 드라마 대사에 꽂혀서 드라마를 볼 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대사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어느 주인공이 말한다.

"감정은 흘려보내면 증발해요."

이렇게 간단한 것을 우리는 왜 감정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있는 걸까.

이 감정이 소중하다고 가르쳐 준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도 그랬다. 나는 무척 예민한 아이였다. 엄마가 아팠고, 잘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예민함을 받아주고 소화시켜 주는 영역이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그 감정이 속으로 들어갔고, 무슨 감정인지 모른 채 뒤죽박죽이었다. 그것은 곧 알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아이들 중 이런 경우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모른 채 충동적인 행동들을 하다가 우울감에 빠지게 되었다. 우울하다는 건 알 수 없는 늪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하나하나 늪에서 나올 수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처음엔 의심하지만 차츰 선생님을 향해 신뢰를 갖기 시작하고 뭔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듯한 반응이 다시금 감정이 되살아 나게 해 준다. 그때 느꼈던 공포와 슬픔이 말하면서 빠져나간다. 말이 쉽지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거기에 함께 있다 보면 심장이 콩닥거리고 너덜너덜 해지는 듯하다. 같은 늪에 빠져있다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늪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다시 새롭게 보기 시작한다. 거기에서 오는 기쁨이란!


나는 보내야 할 것을 잘 보내고 있는가.

요 근래 늪에 빠져있었다.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왜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있는 거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고 하나씩 인식하고 있다. 어떤 것은 저 멀리 미뤄두고 싶어 진다. 다시 꺼내서 살펴본다.


그래!흘려보내자.

다시 잘 될 거란 믿음을 부여잡고, 그때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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