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어릴 때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엄마는 내가 그렇게 좋아?"
"응 너~~~무 좋아"
그러면 아들이 자신감이 상승해서 뭐든 다 해줄 것처럼 행동했다.
"엄마 집도 사주고 차도 사줄게"
"정말?"
"응!"
이제 이런 말이 귓가에 메아리처럼 들린다. 어른들이 하던 말들을 내가 하고 있다니 세월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일을 하다가 문득문득 아이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충전이 된다. 정말 신비한 존재들이다. 아이를 다 키우신 분들이 아이들의 어릴 때가 효도 다 하는 거라고 했던 말을 이제 알 것 같다. 그 말의 의미가 이런 것이었다니. 지나간 추억이 되었다.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이 또 얼마나 감사한지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많다. 그만큼 내면에 여유가 생겼나 보다.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냈던 순간엔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을 업고 안고 어르고 달래고 키우던 그 시절엔 이런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런 날이 올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오고 나니 참 눈물 나게 그리운 시간이다. 다 같이 살을 맞대고 함께 했던 시간들 말이다. 지금은 닿는 것도 싫어해요. ㅠ.ㅠ 그때 안아달라고 할 때 더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 줄 것을. 이 마음으로 마음을 더 안아주고 보듬어 주어야겠다. 그리고 조금 더 기다려줘야겠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지켜봐 줘야겠다. 지켜봐 주는 따뜻한 눈길이 지금은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니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겠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마음을 줘야지.
'엄마는 내가 그렇게 좋아?'
'응 지금도 여전히 아주 많이 좋아.'
훨훨 날아올라라. 그리고 쉬고 싶은 날엔 언제든 기대.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게. 이제 잡을 수 없는 시간을 받아들이고 우리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마음에 있는 추억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또다시 추억하게 될 오늘을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