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지승 Apr 17. 2018

Epilogue

- 아는 만큼 보이는 한국 발레의 인물사를 마치며-

   '한국 발레 인물사'라는 키워드만 놓고 글을 오랫동안 써 보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땐 기획의도에 맞춰서 해야 하는 준비 조차 쉽지 않았고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무용 역사의 자료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다행히  국립 예술자료원의 여러 자료들과 춤과 관련된 잡지와 글들이 그곳에 많이 남아 있어서 그 오래된 고서들을 오랫동안 시간 내어 읽어 내려간 덕분에 하나의 퍼즐을 맞추듯 그렇게 그 조각들이 모여 이렇게  지금의 결과물로 존재할 수 있었고 그런 자료들이 모이고 모여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이는  한국 발레 인물사'라는 타이틀로 이 세상 한 귀퉁이에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이라는 거창하고 위대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춤을 사랑하고 지켜봐 왔던 사람의 입장에서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열광하는 피는 꽃에 대한 열망과 환호보다는 무용수로서의 삶의 정점에서 내려온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 애달픔, 어떤 대가를 위해서 춤을 추었던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공유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누군가의 삶이라고 해서 그저 잊히게만 내버려 두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여긴 어떤 이의 진심 어린 마음 같은 거라고 여겨주셔도 감사할듯하다. 그러기에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을 맞추는 기분으로 자료들을 모으고, 자료들을 찾고, 자료들을 다듬어가면서 내용이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사실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글들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은 늘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는 고백도 이제는 해야 할 듯싶다. 그렇지만 그 지루한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도 더없이 부족한 자신을 몰라서 아니라 어찌 보면 책 속에서 만났던 여러 무용가분들의 열정과 어떤 열망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리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겁이 많았던 나도 용기에 용기를 내서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글들을 준비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이렇게 한 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다. 그렇기에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을 맞추는 기분으로 자료들을 모으고, 자료들을 찾고, 자료들을 다듬어가면서 내용이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늘 마음 한편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 지루한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도 더없이 부족한 자신을 몰라서 아니라 어찌 보면 책 속에서 만났던 여러 무용가분들의 열정과 어떤 열망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리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겁이 많았던 나도 용기에 용기를 내서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글들을 준비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이렇게 한 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다.

  

  지금과 같이 발레 예술이 문화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 무엇이 그렇게 그 무용가들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움직이게 했던 것인지 나는 늘 그것이 더없이 궁금했었고 신기했었던 기억부터 '춤'이 '춤'으로 인정받기보다는 '광대'라는 단어로 비하되고 천시되던 시절에 조차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춤을 배우고 무대에 올라갔던 것일까? 싶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호기심 어린 이 궁금증들은 어쩌면 혼돈의 시절 '춤'이라는 장르에 자신의 인생을 던졌던 사람들의 삶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지금의 이 자리까지 나를 이끌어서 오게 한 건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발레'라는 장르의 예술은 보편적으로 봤을 때  보통의 누군가에겐 큰 의미 없는 하나의 서양 예술 장르 일 수 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절대적인 종교처럼 단 하나의 예술일 수 있을 정도로 극과 극의 폭이 넓은 간극을 지닌 예술이어서 제대로 가보지 못한 그 춤의 세계가 나는 언제나 신기하고 쓸쓸했고 찬란했다고 기억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처음부터 많은 무용사적 지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그저 준비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기 아까웠던 건 다른 그 어떤 예술보다도 '순간과 찰나의 기록'이라는 절대적인 소명과 천천히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생겨질 그 어떤 길에 대한 확신이 남들보단 조금은  있었기 때문에 이 일에 대한 특별한 마음과 책임감이 있었는지도 모르며 자료상으로 볼 때 나보다 먼저 이 세상을 살아내야 했던 무용가들과 무용 사학자들이 살면서 겪었을법한 삶의 힘듦과 수고로움을 외면할 용기가 내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남겨놓고 간 발자국을 되돌아가서 확인해 보는 일이 그저 의미 없는 일이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 글들을 쓸 수 있었다.

  

  풍요와 번성의 시대가 아닌 근대화라는 미명 하에 더없이 혼잡스러웠던 시절 게다가 이 나라에 전쟁까지 일어났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무용가들의 자료를  보면서 가끔은 너무나 절망스러워 울컥했고 결국 그분들이 겪어내야만 했던 인내와 고통의 깊이는 감히 가늠할 수 조차 없는 것이지만 후학으로서 해 드릴수 있는 건 스스로의 지켜내야 했던 약소한 노력에 불과하지만 글에서나마 한분씩 저마다의 예술가들을 페이지마다에서 만나게 된다면 더없이 고생 많으셨다고 따뜻하게 손 잡아드리고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그런 진심이 있었기에 내가 표현할 수 있었던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은 한 것이라며 감히 말씀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전 16화 국내 초창기 발레리나에서 스페인 무용가로의 변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