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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Aug 15. 2021

소설 쓰기 #2 _ 스토리와 플롯은 다르다

비슷해 보일 뿐.

내가 생각하는 플롯은 일종의 세계관의 구축이다. 그 세계관이 구축되어야 플롯이 굳건히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것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절대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찾으려고 바둥거리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페에 오는 예쁜 여성이 떨어뜨린 담배, 시장에서 무시무시한 칼로 생선을 자르는 아저씨의 땀, 편의점에서 물건을 나르는 아주 잘 생긴 남성의 향수, 동생 가방을 들어주는 누나의 미소 등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세계관이 될 수 있고 플롯을 채워줄 수 있고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소스가 되는 것이다. 


남다른 시선과 그것을 담을 수 있는 큰 가슴을 가져야 한다.

이번 소설의 세계관은 우연히 찾아왔다. 강화도 전등사에 놀러 갔다가 후배와 이런 얘기를 나눴다.


저기 있는 큰 나무도 바위도 우리를 보고 있잖아.
수많은 세월을 저렇게 한자리에 서서 다 지켜봤을 텐데.
저들이 알고 있는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고 모든 것이 사실이겠지?
하다못해 조선시대 때 이 동네 사또까지 기억하지 않을까?

후배는 내 얘기에 맞장구를 쳤고 우리는 한참을 농담조로 웃으며 얘기했다. 그때 주고받았던 이야기가 내 소설의 세계관, 플롯이 되었고 출간까지 하게 된 것이다. 


플롯과 스토리는 다른 의미다. 플롯은 큰 기둥이고 스토리는 그 기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속내, 인물 묘사, 심리적 상태, 사건 방향 등인 것이다. 


이번 소설은 내가 최초에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많이 변했다. 글을 한참 치고 나갈 때 즈음 내가 만든 캐릭터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고 있었다. 캐릭터 성격, 성향, 직업 등을 잘 만들어 놓으면 알아서 움직인다는 것을 실제 경험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처음에 구상했던 스토리를 없애고 그들 스스로가 말하려고 했던, 나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내용으로 변경했다. 

이것은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분명 이런 말 할 것이다. 

웃기고 있네

믿지 않아도 된다. 웃기려고 한 말이 아닌데 웃는다면 할 말이 없다.


앞으로 소설 쓰기와 관련한 글을 조금 쓸 텐데 이것들은 초보 소설가를 위한 것이다. 아니 보통 사람, 소설을 쓰고 싶은데 겁이 나고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쓰는 것이다. 비판을 해도 좋고 손가락질해도 좋다. 하지만 이런 글을 통해 한 분이라도 타이핑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 또한 할 수 있을까? 내 의심이 충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틀을 깨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보다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했던 선배 소설가님 덕분이었다는 걸 나는 잊지 않고 있다. 지금이야 A4 열 장이상 쓰는 건 일도 아니지만 하루 한 장 적는 것이 그렇게 힘들던 시간이 있었다. 자질이 없다고 자책하던 내가 선인세에 10%를 제안받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그래서 당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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