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살면서 갖가지 경험을 한다. 무섭고 두려웠던 적도 있고 행복했거나 때로는 너무나 웃겨서 평생 뇌리에 남는 경우도 있다. 소설은 자신을 나타내는 일종의 일기장이다. 내가 상상했던 또는 경험했던 이야기를 잘 풀어서 누군가가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면 그것은 글을 쓰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만의 그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경험을 했고 이런 것을 지인들이 재미있다고 했으니까, 그것에 집착하게 된다면 엄청난 착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
족발집으로 성공한 어떤 사장님의 답변은 글을 쓰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정답을 알려 준다.
"족발을 좋아하시나 봐요. 이렇게 다양한 메뉴로 성공하셨으니까요."
"아뇨. 저는 족발을 먹지 못합니다."
"네? 그럼 왜 족발 가게를..."
"제가 못 먹는 다고 하지 않으면 안돼요.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니까요."
물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만의 장르는 필요하다. 하지만 '자아실현'... 이것에 함몰된 상태로 글을 마주하다 보면 나만 만족하고 마는 소설을 쓰게 된다. 여러 장르의 소설은 존재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없다. 하지만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나만 재미있고 만족하는 소설이라면 출간하지말고 일기장에 적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따라서 자신의 고집스러운 결정 탓에 당신의 글이 산으로 가고 있지는 않나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분, 글을 쓰려고 준비하는 분.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스토리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