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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Aug 29. 2021

소설 쓰기 #13 _ 고민한 흔적이 없는 글은 버려라

문장의 호흡을 길지 않도록 하고 그 의미 전달이 확실히 박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쉬운 단어의 조합으로 내 상상 속 영상이 독자에게 빠르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 그것이 나의 글쓰기 지론이다. 책을 읽는 순간 빠른 몰입감으로 집중하게끔,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문장이어야 한다.


집안 가구 배치를 하는 주부의 마음과도 같은 것이다. 창가 가까이 TV를 놓았다가 다시 옮겨도 보고,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으로 아예 빼버리기도 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하나하나 고민, 고민해야 한다.


어제 읽은 문장이 오늘은 또 다르게 읽혀질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냉정해져야 한다. 글은 작가 감정의 반영이라고 한다. 내 기분에 따라 문장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독자 입장에서 그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완벽 빙의를 해서 철저하게 그 문법을 따라가야 한다.



1. 파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하늘은 청량했고 깨끗했다.

이 문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건 어떤가?

2. 파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은 청량했고 깨끗했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이 이런 것이다. 1번은 파란색 물감과 하늘이 연결된 느낌이지만 2번은 좀 분리된 느낌을 준다. 두 개 어떤 걸 써도 무방하다. 그러나 글을 쓰는 작가는 고민스러운 것이다. 사실 국문학과 출신도 아니고 작문을 배운 적도 없다. 그저 어릴 때 한글을 익히고 배웠고 성장해서는 가끔 책 읽는 것이 전부였다. 나도 이렇게 까탈스럽게 변할 줄은 몰랐다. 글은 내 자식이니까 방법이 없지 않은가?


뭐 저런 걸로 고민을 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민한 흔적이 없는 글은 가치가 없다.

 

주접 그만 떨고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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