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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Woo Lee Apr 27. 2024

첫걸음

출발선에 서기

신년의 기운을 받아 올해엔 반드시 출판전야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새해 다짐이 금방 무너질 때가 많았기에 열정이 충만할 때 일을 저지르는 게 좋아 보였다.


뭐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소식을 받아보던 건축 디자이너 님이 떠올랐다. 본업인 건축 외에도 유튜브, 매거진 등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이었다.


건축물을 보며 고민하는 모습이 담긴 브이로그, 친구의 친구를 인터뷰하는 매거진 FoF. 디자이너 님이 남긴 흔적을 보니 회사원보다는 자기만의 색이 분명한 예술가 같았다.


출판전야가 예술가를 위한 장소인 만큼 예술가와 함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용기를 내서 디자이너 님에게 DM을 보냈다.


출판전야라는 이름의 서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인테리어 상담을 할 수 있을지 여쭤봤다. 감사하게도 디자이너 님은 흔쾌히 사무실에 놀러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휴가를 내고 디자이너 님이 일하고 있는 DayDay Architects(이하 데이데이)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은 데이데이 팀이 직접 디자인하고 공사한 곳이었다.


사무실에 가니 디자이너 님뿐만 아니라 데이데이 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노출 콘크리트와 여기저기 자유분방하게 쌓인 짐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일하는 팀원들. 딱딱한 사무실보다는 언더독의 아지트 같아서 좋았다.


조그마한 탁자를 가운데 두고 디자이너 님과 출판전야에 대해 얘기했다. 이야기를 나눌 때 공간 기획서가 큰 도움이 됐다. 다행히도 데이데이 팀에선 출판전야를 함께 만들어 보면 재밌겠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문제는 아직 공간이 없다는 거였다. 예산이 얼마나 필요할지, 일정은 얼마나 걸릴지 등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려면 공간을 먼저 구해 와야 했다.


다음 번에 올 때는 꼭 공간을 마련해 오겠다는 말과 함께 데이데이 사무실을 떠났다. 마음이 급해졌다. 공간을 구하는 중 데이데이 팀에 다른 프로젝트가 잡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네이버 부동산만 둘러봤는데 다음 날부터는 부동산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원하는 매물 조건을 말하고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출발선에 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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