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고 싶다 #27
며칠 전 파묘를 봤다. 딱히 할 게 없어서 영화관에 간 거라, 시간이 맞는 영화는 파묘뿐이었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어서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예상과다르게 재미있게 봤다. 재미를 넘어 심오하고 푹 빠져보게 되는 그런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세계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주변사람들에게 “파묘 봤어?”라고 물어볼 정도. 같이 그 세계관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
파묘를 보고 영화관에 나오니, 어두운 밤이 되어있었다. 무서운 영화였어서 꿈에 나올까 했지만, 그날 밤은 어느 때보다 푹잤다. 아무 생각 없이. 깊이 무언가 몰입해서 봐서인지 피곤했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 종종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어떠한 걱정도, 심지어 나 자신도 잊게 되는 경험. 난 그런 영화들을 만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영화가 주는 매력은 그런 게 아닐까. 이번 파묘가 그런 경험을 내게 줘서, 더욱 영화를 보러 다니고 있다.
파묘는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곳저곳 파묘 이야기가 들려오고, 이야기의 힘은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