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8가지 성장 프로그램, 연재⑧
꿈을 꿨다.
“퇴직한 나는 대패질을 하고 있었다. 배경은 학교로 바뀐다. 업무분장을 하는데 미술 교사인 나에게 수학 과목이 배당됐다. 이건 말도 안 된다. 걱정이다. 다시 입시생이 된 기분이다. 평소 존경했고 나를 특별히 아끼던 교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해결해 드릴 겁니다.’ 나는 그 교장 선생님과 좋은 인연을 떠올렸다. 교장 선생님이 도우시면, 수학 과목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호숫길을 걸으며 하는 마음 수련은 내 안에 무성한 모난 나무를 다듬는 대패질이다. 미술 교사인 내게 수학 과목이 배당된 것은 못 하는 것도 좀 해보라는 것이다. 인생은 잘하는 것만으로 살 수 없다. 그런 삶은 절름발이나 다름없다. 못 하는 것도 하면서 삶의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교장 선생님은 내 안에 위대한 자(Great man) 곧 자기(Self)이다. 혹은 내 안의 신성, 수호천사라고 해도 좋다. 자기는 연꽃과 진흙을 차별하지 않는다.
나와 함께 하는 내 안의 ‘위대한 자’는 나를 도울 것이다. 어떤 과목이 배당되든 걱정하지 말라. 위대한 자는 내가 할만한 것을 배당하고 돕는다. 삶은 혼자가 아니다. 생애 후반에는 나를 돕는 비합리적인 실체를 믿고 따라야 한다. 꾸준히 대패질하라. 하늘은 스스로 대패질하는 사람을 돕는다.
나는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호수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내 그림에 찬사를 보내든,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혹평하든 상관없다. 사람들은 내 그림을 각자의 관점에서 평가할 권리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무서워 그림을 그리지 못했으면서, 무슨 대단한 예술혼을 가진 것처럼 굴었다.
화려한 연꽃을 사모하면서 그것을 피우는 진흙은 회피했으니, 나는 정말 바보처럼 살아온 것이다. 창작품은 작가의 자기표현이다. 누군가는 내 그림에 호응해 줄 것이고 누군가는 쓰레기라고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나도 명화라는 밀레의 ‘만종’을 억압된 사회에 순응하는 쓰레기로 취급하지 않는가. 나는 나의 그림을 그리면 된다. 내 안의 위대한 나, 교장 선생님이 알아서 다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