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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소개팅.
손편지를 적어서 줬다.
그때 나는 인류애가 넘쳤고,
순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뒤늦게 깨달았다.
진심이 통하는 건, 대상과 방법과 진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지금 생각하면,
이불킥할 만한 스토리 아니던가.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쫄쫄 굶어가며 소개팅을 하기도 했다.
좋은 인연으로 발전했다가,
다시금 님에서 남이 되기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포장하고, 표현하고,
무언가를 보여주려 애쓰다 보니,
문득 내가 닳고 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낭만 가득한 파리에서도 소개팅을 해봤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내 인생 최고의 소개팅이었을지도.)
하지만,
이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살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운명적인 만남을 고대하는 낭만이 더 좋아서일까.
사람이 뭔지.
사랑이 뭔지.
소개팅이 뭔지.
나랑은 잘 안 맞나 보다.
에라이,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