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크리스마스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by J제이

이불 밖은 위험한데, 포근함의 유혹을 뿌리치고 운동화를 신을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pexels-alex-green-5692259.jpg 이불 밖은 위험해


겨울의 러닝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악천후 : 눈이 올 수 있다. 비바람이 치면 가만히 있어도 추운데 뛰면 더 춥게 느껴진다.

부상위험 : 눈이 쌓인 빙판길은 살얼음이 되어있으니, 달릴 코스를 잘 선택해야 한다.

복장 : 처음엔 추워서 껴입고 달리는데 달리다 보면 덥다. 추웠다, 더웠다 체온조절이 힘들다.

내적갈등 : 밖에 온도가 낮으니 뛰러 가기까지 '뛰어? 제껴?' 매번 고민한다.



<2024. 12월 20일, 금요일> (4일 차)

- 날씨 영상 2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25:30

- 운동거리 2.47km

- 소모칼로리 128kcal

- 뛴 장소 : 아파트 주차장 뺑뺑이


오늘도 달려야 하는데, 남편이 위험하다며 가지 말라고 한다.

살짝 눈이 내리고 있고, 희끗희끗 벌써 조용히 쌓이고 있다.

오늘치 달리기를 못했는데 밤 9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남편이 오늘따라 말똥말똥하다. 작심삼일은 싫은데.

밤 9시 30분이 되니 초조해진다. 더 늦어지면 나도 무서울 거 같다. 행동개시.

어제 마무리 운동을 꼼꼼하게 해서 그런가 몸이 가볍다. 근육통도 없네. 굿굿



<2024. 12월 21일, 토요일> (5일 차)

- 날씨 영하 5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29:00

- 운동거리 3.12km

- 소모칼로리 164kcal

- 뛴 장소 : 아파트 주변을 크게


오늘은 반허락받고 뛰러 간다.

아파트 주변을 달렸다. 적당히 눈이 녹은 곳을 요리조리 골라서 뛰었다.

눈이 덜 녹은 곳을 디딜 때면 발에 힘이 들어간다. 조심조심.

겨울의 러닝은 어려움이 많구먼.


런데이 성우의 목소리에 맞춰 뛰다 보면 지루하지 않다.

러닝에 관한 소소한 정보들을 알려주는데, 가끔 딴생각을 하다 놓치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시 거꾸로 돌릴 수도 없고 안타깝다. 뭔가 중요한 말을 했을 거 같은 느낌이다.

한참을 뛰다가 이렇게 뛰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기분은 만족스럽지만 혹여나 잘못된 습관으로 이상하게 뛰고 있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뛰고 나면 등에 땀이 나고 속은 허하니 기운이 없다. 기분 탓이겠지.

신경 써서 잘 챙겨 먹어야겠다. 오늘도 미션 클리어!



<2024. 12월 22일, 일요일> (6일 차)

- 날씨 영하 1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28:00+10:00

- 운동거리 3.00km

- 소모칼로리 159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오늘은 서호공원으로 뛴다. 남편 낮잠 자는 시간에 조용히 빠져나왔다.

공원을 한 바퀴 돌자니 눈이 절반은 녹고 절반은 그대로다.

눈길에선 뛰지 말고 조용히 걸으며 몸을 사린다. 뛰지 못한 길이만큼은 동네를 더 뛰었다.

런데이 목소리 끝나고 10분 정도 혼자 더 뛰다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대신 걸어서 11층까지 계단으로 오르기는 덤이다.

뿌듯하다. 이런 게 쌓이면 운동중독이 되는 건가.

운동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이해 못 했는데, '김종국'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2024. 12월 23일, 월요일> (7일 차)

- 날씨 영하 1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28:00+13:00

- 운동거리 2.8km

- 소모칼로리 170kcal

- 뛴 장소 : 헬스장 러닝머신


오늘은 헬스장에서 러닝이다. 밖으로 뛰는 게 신경 쓰였는지 남편이 등록해 줬다.

주차장으로 살살 뛰면 되는데... ㅎㅎ 고마운 남편!

근데 헬스장에서 러닝은 재미가 없다. 힘도 덜 들고 호흡도 매우 안정적이다.

신경 쓸게 없으니 그냥 발과 팔만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야외로 달리면 운동거리와 소모 칼로리를 런데이가 자동으로 기록해 주는데,

트레드밀 위에 올려두고 뛰었더니 기록이 안된다. 0km, 0kcal

난 분명 뛰고 있는데, 땡땡이치는 걸로 오해하면 곤란한데.


위험하지 않고 춥지 않은 건 좋다. 샤워시설은 음... 곧 문 닫을 예정이신가.

너무 신경을 안 쓰시는 거 같네. ㅠ 집이 코앞이니 집에서 씻는 걸로.

오늘은 쾌적한 환경에서 미션 클리어.



<2024. 12월 24일, 화요일> (8일 차)

- 날씨 -2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28:00+16:00

- 운동거리 4.0km

- 소모칼로리 177kcal

- 뛴 장소 : 헬스장 러닝머신


헬스장으로 두 번째 날이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조금 소화를 시키고 헬스장에 온다.

밤 12시까지 한다고 하니 마음은 놓이지만, 늦어질수록 조급해지니 서둘러 미션을 마쳐야 한다.

근데 헬스장 이틀 만에 벌써 익숙해진 건가. 오늘은 왜 숨이 안 차지? 숨이 계속 코로 쉬어지네.

게다가 러닝머신 기계에 4킬로 뛰었다고 찍힌다. 헤~ 진짜? 나 이렇게 일취월장한 거임?


10시 30분쯤 도착해서 러닝 40여분 뛰고 기구 두어 개에 앉아 근력운동 시늉만 한다.

러닝을 위해 헬스장에 간 거니까. 나머지 기구 운동은 서비스로 흉내만 내는 걸로.

러닝을 지속하고 더 잘하기 위해선 근력운동도 해줘야 한다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신경이 안 쓰인다. 편안한 호흡으로 거리를 늘려가며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24. 12월 25일, 수요일> (9일 차)

- 날씨 +4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6:30

- 운동거리 4.75km

- 소모칼로리 281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크리스마스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러닝 하기 딱 좋은 날인 거죠?


오늘은 야외로 나왔다.

헬스장이 쉬는 날이기도 하고, 기록이 0km로 안 쌓이니 뭔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다.

어제 러닝머신으로 4킬로를 찍어서 '오프라인에서도 통할까?' 싶은 기대가 생겼다.

오늘의 목표는 서호공원 2바퀴. 한 바퀴가 2.1킬로니까 두 배면 4킬로가 넘는다.

두 바퀴 성공!! 역시 두 번째 돌 때는 발이 무겁다. 꾸역꾸역 그래도 멈추지 않고 달렸다.


KakaoTalk_20250110_145640859_14.jpg 빠짐없이 찍힌 칭찬도장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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