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만 아름다운 것일 수도
매일매일 두 발이 내딛는 정직한 발걸음. 그 기록이 쌓이면 어떤 그림이 완성될까.
ChatGPT 한테 중년 여성이 달리는 그림을 그려 달랬더니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준다.
레깅스 말고 편한 복장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다시 주문했다. 여전히 멋진 여성이 나왔다.
다이어트가 이미 된 모습이네. 구릿빛 피부가 충분히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
현실의 나는 오늘도 달린다.
<2024. 12월 26일, 목요일> (10일 차)
- 날씨 -4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40:00
- 운동거리 3.5km
- 소모칼로리 137kcal
- 뛴 장소 : 헬스장 러닝머신
오늘은 러닝머신으로 3킬로를 달렸다.
저녁 먹고 거의 바로 와서 그런가 20분 넘어가면서부터 옆구리가 불편했다.
멈출 정도는 아니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다. 겁쟁이인 나, 슬슬 달렸다.
런데이 성우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부상에 대해서다.
오늘만 뛰고 말게 아니라 오래도록 달리고 싶으니 욕심은 내지 않는다.
<2024. 12월 27일, 금요일> (11일 차)
- 날씨 0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5:00
- 운동거리 4.53km
- 소모칼로리 264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오늘은 재택근무. 점심시간에 공원으로 나왔다. 많이 춥지도 않고 뛰기 딱 좋다.
워치로 뛴 거리는 4.6킬로가 찍히네. 뭐지. 물리적인 거리는 4.2가 맞는데.
많이 뛰었다니 기분은 좋다. 이 기록이 지금까지의 최고기록인 듯하다.
당장은 기분이 좋은데 이 기록을 언젠가는 깨야하니 부담스럽기도 하다.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뭐.
<2024. 12월 28일, 토요일> (12일 차)
- 날씨 -2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3:00
- 운동거리 4.48km
- 소모칼로리 264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오늘은 바람이 불어 춥다. 서호공원으로 두 바퀴. 런데이 목소리가 끝날 때쯤 거의 두 바퀴를 돌 수 있네.
15분이면 2킬로를 뛰는 듯하다. 12일 전 before가 기억이 안 난다. 걷뛰로 한 바퀴 도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이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나이 드니까 자꾸 까먹는다. 예전엔 기억력이 참 좋았는데, 아~ 옛날이여~!
아 오늘은 한 스무 명쯤? 3열 종대로 발맞춰 뛰는 크루를 발견했다. 오~ 빠르네. 역시 내가 낄자리가 아니야.
쫓아가볼까 3초쯤 고민했다가 포기한다. 같이 뛰면 없던 힘도 생겨서 더 잘 뛰어질 거 같긴 하다.
<2024. 12월 29일, 일요일> (13일 차)
- 날씨 5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3:00
- 운동거리 3.46km
- 소모칼로리 188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어제 가족모임이 있어서 술을 한잔 했다. 송년회 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라 다들 얼굴 보며 '고생했다'
'내년에도 잘 살자' 덕담도 나누며 술잔을 부딪쳤다. 덕분에 오늘의 러닝은 고생길이다.
전날의 과식과 숙취로 몸이 한없이 무겁다. 러너들은 술도 안 먹는 걸까?
예전에 8년 넘게 마라톤을 하던 동료는 술을 계속 먹기 위해 뛴다고 했었는데.
술 먹은 다음날은 안 뛴 걸까? 좋아하는 술을 오래 먹기 위해 건강을 유지한다고도 했었다.
오늘은 뛰러 나가는 발이 유난히 거북이다. 공원 1바퀴만 도는 걸로 타협한다. 짧게 돌았더니 런데이 성우 말이 아직 안 끝난다. 걸어서 11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니 정확히 끝이 난다. 타이밍 보소.
<2024. 12월 30일, 월요일> (14일 차)
- 날씨 6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8:00
- 운동거리 3.87km
- 소모칼로리 201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점점 마음이 해이해진다. 약빨이 다 된 듯 리필이 필요하다. 달리기 영상을 더 찾아봐야겠다.
오늘도 여전히 몸이 무거워서 1바퀴만 달렸다.
운동을 슬슬 했다는 자책에 기분이 별로다. 엘리베이터 안 타고 걸어서 계단 오르기도 자진해서 한다.
<2024. 12월 31일, 화요일> (15일 차)
- 날씨 -1도, 천천히 뛰기
- 운동시간 38:00
- 운동거리 4.2km
- 소모칼로리 232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기온은 괜찮은데 바람이 불어서 춥다. 몸이 무겁다. 숙취가 이리 오래가는 걸까, 설마?
핑계를 대고 싶어 지네. 런데이 앱에 매일 달리는 프로그램도 있었네.
오늘은 4분을 달리고 2분을 걸으란다. 달리는 영상을 몇 개 보고 갔는데도 뛰는 게 힘들다.
여기저기 달린다고 소문을 내놔서 포기하면 안 되는데.
달리기의 즐거움은 도대체 언제 생기는 것인가.
꽉꽉 빈틈없이 채운 도장 15개. 뿌듯하다. 장하다. 셀프 칭찬을 퍼붓는다.
사적인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밥 짝꿍들에게 옆자리 동료들에게.
남편에게 아들에게 여기저기 자랑질 한다.
이 아름다운 것 좀 봐주라고!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