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레깅스를 입어야 하나

러닝 50일 차의 고민

by J제이

하루의 미션을 일찍 완료할수록 마음의 평화는 길어진다.

사무실 출근하는 날이면 안절부절 불안하다.

퇴근하고 자유의 몸이 되면 이미 날은 어둡고 하루가 몇 시간 안 남았기 때문이다.


<2025. 2월 3일, 월요일> (49일 차)

- 날씨 -6도

- 운동시간 10:37

- 운동거리 1.00km

- 소모칼로리 47kcal


퇴근하고 집에 오니 8시가 넘었다. 오늘은 남편이 먼저 도착했다. 남편이 준비한 저녁식사.

김치부침개와 라면이다. 거부할 수 없는 막걸리도 한 병이 예쁘게 놓여 있다.

오~ 감동이다. 라면을 빼고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막걸리 한 병을 나눠 마시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하루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날이 다시 추워졌다. 오늘내일 또 반짝 추위가 오려나보다. 오늘은 걷기도 기록하지 못해서

딱 쉬고 싶지만 도장을 찍어야 하니 짧게 10분만 달리기로 한다. 음주러닝이다.



<2025. 2월 4일, 화요일> (50일 차)

- 날씨 -8도

- 걸은 시간 34:00

- 걸음수 6,000 여 걸음


오늘 한파주의보인데 뛸 수 있을까. 보험용으로 걷기 결과 확보.

퇴근길에도 버스 기다리는 시간에 걸어서 몇 정거장을 왔다.

버스 21분을 기다리느니 걷는 게 낫다. 단단히 껴입었는데도 춥다.

woman-1127201_640.jpg

(1/25) : 온라인, 5km 대회 (완료)

(2/22) : 온라인, 7km 대회 (신청)

3/1 : 뚝섬한강공원, 5km 대회 (신청)

4/20 : 경기마라톤, 10km 대회 (신청)


2월 22일에 온라인 대회를 또 신청했다.

이번엔 굿즈로 레깅스 바지를 준다. 헐, 레깅스를 입어야 하나.

지금 연재 중인 브런치북이 <레깅스 없이 달리는 러너>인데, 제목을 바꿔야 하나.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 '10킬로를 달릴 수 있게 되면 레깅스를 멋지게 입어야지!' 했다.

공식 기록으로 따지면 4월이 지난 후에야 가능한데... 어쩌지.

KakaoTalk_20250213_204749276.jpg


아무도 뭐라는 사람 없는데, 나 혼자 고민한다. 남들이 보면 우습겠다.

근데, 레깅스라니. 부끄러워서 입을 수 있으려나. 흠

한번 입고 뛰면 너무 좋아서 계속 입으려나. 고수 러너들이 레깅스만 입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건데.

cat-3602557_640.jpg 부끄러움은 관객의 몫일지도...


<2025. 2월 5일, 수요일> (51일 차)

- 날씨 -7도

- 운동시간 50:00

- 운동거리 5.99km

- 소모칼로리 293kcal


유후, 춥다. 한낮인데,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리다.

오랜만에 '50분 달리기'를 켜고 달린다. 게으름에 대한 대가는 각오했었다.

그래도 힘들다. '민족의 대이동' 설 명절이 끝났으니 열심히 달려봐야겠다. 다시 시작.

날씨는 안 도와주네.



<2025. 2월 6일, 목요일> (52일 차)

- 날씨 -4도

- 운동시간 50:00

- 운동거리 5.84km

- 소모칼로리 289kcal


어제와 비슷한 인터벌 훈련이다. 가이드대로 하니 죽을 거 같다.

운동을 막 나서려는데 '띵동'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감자 마스크'가 도착했다는 배송문자다. 현관문을 빼꼼 열었더니, 오~ 택배가 있다.

비주얼은 조금 부끄러운데 최고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좋아 보였다. 장점이 많다.

안경에 김서림이 방지되고 따뜻하게 귀를 덮을 수 있고, 마스크를 벗지 않고 물도 마실 수 있다.

7c8a10cfc4ebf4aeaaa6b34ee26e16ec.jpg
64e7bc8ce6105f9c55f5e4ff2237d5d9.jpg
출처: https://gamzamask.com/#


달리다 보면 호흡이 딸려서 마스크를 벗고 싶은 순간이 온다. 호흡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

착용해서 달려보니 입술이 마르는 게 유일한 단점 같다. 출발 전에 립밤을 충분히 바르는 것으로.



<2025. 2월 7일, 금요일> (53일 차)

- 날씨 -7도

- 운동시간 55:00

- 운동거리 4.98km

- 소모칼로리 231kcal


오전엔 러닝을 포기했었다. 정오가 되니 주차장 부근이 햇빛과 아파트 직원들의 노력으로

맨바닥이 보인다. 뛸 거리가 생겼다. 러닝을 실천하라는 하늘의 계시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한파주의보로 매. 우. 춥다.


오늘의 해프닝. 모자가 바람에 한번 날아가서 주워왔고, 마스크가 얼었으며, 운동화가 젖었다.

근데 신발은 왜 젖었지? 마른땅으로 만 밟고 뛰었는데, 이상하다. 땀은 아닐 텐데.

이렇게 추운 날도 뛰다니 나 자신 대단해! 기분이 좋다.

저녁에 '장어'집에서 약속이 있는데, 몸보신해야겠다. 즐거운 여자들의 수다도 기대된다.

sticker sticker


keyword
월, 금 연재
이전 14화면역력을 길러주는 러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