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한 잔
라이킷 17 댓글 4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통영

by 글똥 Mar 07. 2025

통영 앞바다의 바람이미 봄이다

2월의 절벽에 발꿈치를 내리고

볕뉘조차 후끈한 정오의 시간

세병관 마당에 떨어지는 햇빛 속을 서성이면


가득한 볕이 머리카락을 훑고

발끝세포를 터뜨려 

근질거리던 우리 몸에도

봄이 싹튼다


좀 더 머물러도 좋을

2월의 볕

무거운 니트의 겉옷을 들추고

살갗을 마중하는 봄바람이

앞바다를 적신다


김춘수의 유품 전시관을 톺아

릴케의 비가를 읊조리는 파도

시인노래는

박경리의 숨결에 잇대어

서피랑 하늘을 물들이며

오늘의 통영을 노래한다


다시 세병관 계단 아래 서면

잠든 사랑의 혼들이

봄볕에 일어나 넘실대는데

싱싱 문어 한 마리

흥정 끝에 손에 넣은 아낙의 마음이

벌써 저만치 앞서 가는 이유도

통영의 봄을 마중 나온

출렁이는 사랑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