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잡아주는 루틴
좋지 않은 기운이나 소식을 마주할 때마다 나를 안정시켜 주는 건 운동이었다. 회사에서 불안한 느낌들이 종종 들었던 4~6월에는 주 5일이나 무조건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며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다.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한다면 난지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며 초록색 숲과 바람과 파란 하늘과 강을 느꼈을 때다.
운동을 할 때 작은 성취를 바로 느껴나가며 나에 대한 뿌듯함이 올라가는 것도 좋았다. 러닝은 나랑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5km를 뛰고, 다음 번엔 6km를 더 빨리 뛰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올초엔 수영 25m도 숨차하던 내가 1,000m를 50분에 기록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성취들을 내 하루의 동력으로 삼았다. 서류 탈락 메일을 받는 것은 매번 고통스러웠지만 이런 눈에 보이는 작은 성취들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붙잡아주는 끈이 되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땀이 흠뻑 나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 특히 테니스를 한두시간 치고 나면 얼굴과 온몸에 땀이 막 났는데, 집에 와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마스크팩을 붙이면 그보다 더한 리프레시가 없었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고 나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묘한 무기력함이 조금이나마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버티고 있다. 체력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잘 체감된다. 뭐든 내 몸이 해내는 것이니까, 그리고 내가 잘 가꿀 수 있는 건 내 몸이니까, 복부에 붙는 근육을 보면서 스스로를 대견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나의 모토는 “안정적 멘탈은 체력에서 나온다” 이다. 물론 너무 몸을 푸시하면 안되겠지만, 루틴을 유지하고 정신과 에너지를 맑게 유지하는 데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좋은 습관을 잡아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