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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ly Aug 06. 2019

드디어 셋이 되었다.

괜찮아, 가족이야!

꽤 긴 시간 방황을 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던 시간을 지나, 지금 어느 정도 안정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올해 마흔이 된 남편과 이제 곧 마흔을 앞둔 나는 결혼 7년 차다. 우린 아기 없이 줄곧 둘이 살아왔다. 또래보다 어려 보이는 탓에 결혼 생활 7년이지만, 신혼부부처럼 보였고, 그도 그럴 것이 아기가 없었으니 당연히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겠거니 여겨졌던 것 같다.


내 몸은 여러 번의 시술과 반복되는 유산으로 약해져 있었고, 마음도 당연히 저 깊숙한 바닥 언저리에 늘 가라앉아있었다.


아기를 데려오는 것은 시기의 문제였다. 우리 부부에게 입양은 결혼 전부터 합의된 혹은 약속된, 당연한 일이었지만... 정작 내가 아기를 갖지 못한다는 절망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입양할 거야.”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


그때 나는 약했고, 약했다.


후에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 사실 아기를 기다리는 내내 불안했던 건 사실이니, 완전한 준비는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건지도 모른다. -기관에 방문했다. 모든 서류 작업을 마치고, 양가 부모님에 말씀드리고 주위 친한 지인들한테까지 살짝 말하고 나니 이젠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된 것만 같아다.


그리고, 아기를 처음 만났다. 눈이 똘망했던 아기는 내 품에 잘 있었고, 나는 마치 닮은 구석을 찾은 사람처럼 그 작은 얼굴을 꽤 꼼꼼히 살폈다. 그리고 2주 후, 그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77일에 우리 집에 처음 온 아기. 아이에게 새 이름을 불러줬다. 이름을 짓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아이가 딸이었어도 아마, 똑같은 이름이었을 거다.


뒷자리 바구니 카시트에 아기를 얌전히 눕히고 조심히 집으로 데리고 온 날, 우리는 드디어 셋이 되었다!


7년의 기다림이 아기의 울음과 보챔으로 가득 채워지는 날들이었다. 그저 감사했고, 고마웠다.


“엄마, 아빠한테 와줘서 고마워.”

이 말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진실한 말이 되었다.


흐릿한 아기의 시선이 맑아지는 날, 그 눈에 엄마 아빠가 선명히 보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그토록 원했던 육아 세계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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