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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사PE Nov 08. 2024

20. 국방부 시계

마감시간은 존재한다


어차피 마감시간은 정해져 있다.

핑계거리가 되기도 하고 더 열심히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일정이 따라 다닌다. 시작시간, 마감시간으로 압박이 많이 오곤 한다. 품질과 시간준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품질 좋고 제때 끝내면 제일 좋지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일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세상은 동기화 되어 있다. 서로간의 일이 시간 단위로 약속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데 혼자서 비동기로 살 수 없다. 비동기식으로 살려면, 자연인이 되거나, 오롯이 혼자 사는 삶을 꿈꿔야 한다.


과제 중에는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제대로된 의사결정이 없다가, 중간보고일정이 되면 급하게 사안들을 챙기고 눈가리로 아웅하는 것처럼 포장된 보고를 하는 모습을 보곤한다. 

마감직전에는 처음 목적과는 상관없이 보고에 민감한 것은 제외한체 무난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즉, 엣지 있는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힘이 나지 않는다. 사실 처음에는 좋았다. 일을 덜 하는 기분이었기에, 그러나 반복되다 보니, 겁이 난다.


마감시간은 존재한다.

일을 하든 안하든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고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정말 정말 열심히 일을 한다. 이유는 자존심/창피함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전혀 일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라도 일을 하니, 회사가 돌아가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것 마저 없다면 회사도 세상도 돌아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마감시간에 살짝 뭔가를 바꿔서 위기를 모면하는 것을 자주 하다보면 중독된다. 대충 일처리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학원숙제를 대충 커버할 정도만 딱 그정도만 공부하는 것과 같다. 회사가 이렇게 운영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다. 


보고받는 사람이 똑똑해야 올바른 질문을 하고 합당한 추가 업무지시가 가능하다. 보고시간에 본인이 이해하려고 시간을 모두 허비를 해버리면 실무자가 준비한 것 반의반도 전달 못하고 회의/보고가 끝나게 된다. 


이러나 저러나 국방부시계는 돌아간다. 다만 걱정도 같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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