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원서 북클럽
영어책. 과거에도 영어북클럽을 소규모로 해본적이 있기 때문에 생소할 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달리 보였다. 내가 좋아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아주 레어한 영역이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영어원문으로 된 책을 분석하면서 저자의 메세지를 이해하며 읽을 수 있고, 사람들을 모집하여 함께 이 책을 읽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미국생활 11년에서 내가 얻은 건 남편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영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건 나에겐 또 다른 선물이었다.
내가 북클럽으로 큰 어려움없이 수익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차점에 내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으로만 일할 수 있지만 나의 경우 내가 어느정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보이지 않으면 흥미를 쉽게 잃었다. 나는 인테리어를 좋아했지만 막상 플렌테리어, 꽃꽂이, 마크라메 등의 원데이클래스를 들었을때 내 재능이 받춰주지 않아 흥미조차 사라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 조금이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 것은 매우 현명했다.
남들이 잘한다고 백날 칭찬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내가 이건 잘하지' 라는 인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거기다가 주위 사람들의 칭찬까지 덧붙여지면 이 사람은 알아서 움직이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를 들어 어린아이 둘을 키우면서 살림을 하면서도 잠을 줄여서까지도 하게된다. 잘하는 것을 계속 알리고 공유하려 할 것이다. 나도 그런식으로 영어책을 읽어나갔고 리뷰를 했으며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 문장들, 표현들, 단어들을 계속해서 공유했다. 그것들을 서비스 안에서 제공하면서 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수익을 얻었다.
큰 돈이 아닐지어도 내 이름 석자를 걸고 얻은 벌은 수입은 이 사회에 내 발을 단단하게 딛게 했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정신없이 하느라 언제 내 계좌에 찍혔는지도 모를 월급말고 내가 자율적으로 좋아해서 한 일로 번 돈. 어쩌면 이 돈이 내가 진짜로 경제활동을 한 첫 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생에게는 공부가 우선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들은 나는아르바이트 한번 안해봤으니...
지금 생각해도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게된 건 신기하다. 다시 돌아보니 내 자신이 나에게 준 보답이었다. 육아휴직 1년간 나에게 준 휴식은 결국 나를 나 그대로로써 존중해주고 위로해준 시간이었다. 마땅히 받아야할 존중과 위로였는데 그동안 나는 세상이 원하는 목표만 보고 뛰느라 그 목표에 못받춰주는 나를 질책하고 채찍질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내 자신에게 고맙게도, 나 자신을 케어하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내 자신은 고맙게도 그 관심에 보답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