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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Oct 17. 2022

시간관리 책에 낭만 한 스푼

내 삶의 모든 역할들에 애정을 가져주는 것이 낭만

문학책을 사랑하는 만큼 실용서도 좋아한다.


자기 계발서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내가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향상하고자 하는 즉각적인 그 노력의 행위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고 더 나은 삶을 바란다. 자신의 삶의 목적, 욕망에 솔직한 사람들은 성장의 속도를 올리고 싶어 한다. 나는 이게 욕심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건강과 정신이 가장 활발한 3-40대에 내가 지금까지 산 것보다 더 폭넓은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것들은 기회가 있어야 하며 이 기회를 조금이라도 빨리 잡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그러나 뭐든 조화가 중요하듯이 자기 계발서, 실용서만 읽으면 삶이 각박해진다. 책에 써있는대로 못해내면 내가 루저같아 보인다. 그러나 문학과 예술을 마음 한편에 간직한 사람은 자기 계발서에서도 낭만과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낭만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말씀하신 기호계의 힘, 즉 문학과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자연계(피지스), 기호계(세미오시스), 법계(노모스)로 크게 나눠져 있다고 하셨는데 기호계 안에서 보는 사고가 자연계, 법계 이상으로 넓다고 하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학을 읽어야 한다고. 나도 공감한다.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가 고전문학이라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그 덕분에 실용서에서도 텍스트의 그 이상을 보게 되었다.


내가 북클럽으로 진행한 책 중에 시간관리에 대한 원서가 있다. Kevin Kruse의 15 Secrets Successful People Know About Time Management 이란 책이다. POD(Print On Demand) 도서라 마치 리포트 프린트한 것처럼 멋지지도 않고 얇은 책이지만 나는 이 책에서도 저자의 삶의 철학과 낭만을 마주한다.


이 책에서 이런 부분이 있다. "Ultimately, if we aren't jumping out of bed in the morning excited to tackle our project, it's because our dreams aren't big enough. They aren't motivating enough. " 궁극적으로, 만약 우리가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아침에 침대에서 번쩍 일어나 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꿈이 그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큰 동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관리를 촘촘하게 한다고 해도, 내 안에서 활활 타오르는 목적의식이 없다면 그 시간관리는 쉽게 물거품이 되고 만다. 한몇 주, 몇 달까지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힘들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에 대한 목표만 크게 잡으면 그런 스케줄은 금방 무너진다. 활활 타는 한 때의 열정도 지치는 일상에는 장사가 없다. 번아웃이 온다. 집안이 삐걱거린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한다. 감정이 황폐해진다. 1인 구조인 나의 사업은 이런 경우 올스탑이 된다.


나에게 활활 타오르는 목적의식은 나의 다양한 역할들을 조화롭게 해내면서 꿈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고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39살의 여자이기도 하고,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한 남자의 아내이고, 장녀이고 글 쓰는 것과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 모든 것을 두루두루 살피며 장기적인 목표로 스케줄을 짜니 예전보다 매일의 목표 달성률도 훨씬 높아졌고 개인적 만족도도 높아졌다.


해야 하는 일을 조금 미루고 운동을 다녀온 후 소파에서 일에 관련된 책이 아닌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좀 많이 읽고 낮잠을 푹 잔 날은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39살의 역할을 좀 충실하게 챙긴 날인 거다. 그리고 이렇게 이 역할에 신경을 좀 써준날은 일에 바쁜 날에 조금 못 챙겨줘도 불만이 덜 생기더라. 나의 삶의 모든 역할에 애정을 가져주는 것이 삶의 낭만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못하는 것에 'No'도 해야 하고 힘들면 도와달라고 요청도 해야 한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이 요청에 Yes를 잘해준다 .


내가 소화할  있는  가지의 일만 하는 것보다 다양한 역할 안에서 많은 일을 하면서 도움도 받고 움도 주면서 사는것이 나는  좋다. 나를 포함하여 내 주위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역할에 애정을 가질수 있도록, 즉 낭만을 간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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