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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달하 Sep 23. 2016

프롤로그 | 들어줬으면 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우리 가족 이야기

아빠, 엄마, 오빠, 그리고 나. 또래 친구들의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인 가정. 아빠는 엄하고, 엄마는 어질고, 오빠는 밉고, 막내인 나는 철이 없는 그런 평범한 우리 가족.


나에게는 너무나 평범했던 우리 가족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적이 있다. 그러자 TV 속에서나 보았을법한 불우한 가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술독에 빠져 아버지의 자리를 채우지 못한 아빠, 그런 아빠 때문에 더욱더 강한 어머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아빠를 대신해 가장의 자리를 지키려던 오빠, 그리고 그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간 나. 아슬아슬했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를 꿋꿋이 지켰고, 다행히 지금도 가족이라는 모양을 잘 유지해가고 있다.


성실한 월급쟁이 아버지, 언제나 집에서 아이들을 반겨주는 어머니, 그리고 다정한 형제자매와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친구. 언제나 그런 친구들을 부러워하던 나는, 어른이 되고서야 '완벽한' 가족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부족한 것 없어 보이던 친구들의 가정에도 나름의 상처는 있고, 그 안에서 치유해야 할 과제를 평생 안고 산다는 것을.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내 가족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일찍 훌훌 털어놓고 친구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더라면. 우리 집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모두가 힘든 상처를 안고 산다고, 그럼에도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꿋꿋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쩌면 나의 가장 평범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 혼자 담고 있기에는 너무나 무거웠던 이야기, 그래서 누군가가 꼭 들어주었으면 했던 나의 소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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