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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꽤나 Sep 30. 2024

oops I did it again - 브리트니스피어스

수련회를 휩쓸던 노래

수련회, 캠프 등 유난히 학교 밖에서 잘 일이 많았던 때였다. 청소년 야영장, 유스호스텔 등 곳곳을 누볐다. 텐트가 축축해도 어설픈 김치찌개와 라면이 맛있었고, 방이 좁아도 붙어 누워 수다를 떠는 건 참 즐거웠다.


낡은 유스호스텔, 선선한 밤공기에 방 창문을 넘어가 처마에 앉았다. 옆방에 H가 처마에 나와 앉아있었다. H는 성숙한 아이였다. ‘니들은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항상 말하는 듯 한 차분하고 새침한 아이였다. 날씨에 대한 이야기, 집 이야기 등 평소에 하지 못했던 차분한 대화를 조금 이어나갔다. 선생님이 방을 돌아다닌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시 창문으로 넘어 방으로 간다. H와 약속했다.


"똑똑 똑똑똑 다섯 번 두드리면 만나자."

 매일 보던 사람이 좀 달라 보였다.


Oops!... I Did It Again

X맨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이다. (이것 때문에 사자성어 잘못 외운 사람 많았음.) 원래 원하는 사람만 올라가서 춤을 추고 점수를 받는 것이 레크리에이션의 룰인데 동거동락 때문에 변했다. 동그랗게 사람들이 둘러싸고 박수를 친다. 음악이 나오는데 춤을 자신 있게 추지 못하면 흡사 못생긴 팀으로 가거나, 혹은 커플 결정에서 실패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뚠뚠 에이예이예이예이예 쿵챡쿵챡 브리트니의 Oops!... I Did It Again이 나온다. H가 몸을 둠칫 거리고 꾸물꾸물거린다. '와 잘한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진지한 H의 표정이 좀 부담스럽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와서 춤을 춘다. 그래 설레기도 하지만 불안하다. 주변 아이들이 박수를 치고 어느새 난 H와 동그라미의 가운데였다.


아니야. 아니라고. 난 버터왕자 성시경 같은 느낌이라고

살살 리듬만 탈 거야. 미소천사란 말이야!


스티브 유를 아시나요?

저 때 보다 더 앞선 초등학교 시절 유승준은 영웅이었다. 지금은 금기어가 되었지만 가위(이윤상), 열정(이현도), 나나나(김형석) 등 좋은 작곡가들의 곡에 춤과 노래를 다 커버하는 건강하고 멋진 형이었다. 그래서 더 사람들이 화난 거지. 듀스 이현도 작곡의 <열정>을 상당히 좋아했다.


"이 세상에! 나의 너보다"

외치면 동네 남자아이들은 다 점프를 뛰어야만 했다.


그 안무만 알지 나머지는 막춤이다. 지금 방송댄스를 취미로 삼아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 당시엔 막춤이었다. 정신 줄을 놓아버린 친구들이 박수받는 시스템이었다. 지금은 못났다 하겠지만 그때는 그래도

완성도보다는 열정을 응원하는 강호의 도가 있었다.


그래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 조 에게 과자 한 상자라도 더 주니까.

그게 영웅이지 뭐 다른 게 영웅인가.


아무튼 동그랗게 모아놓고 손뼉 치지 마.


그때쯤 나와버리는 컨츄리 꼬꼬 오 가니, 키스, 김미김미

테크노는 못 참지.

결국 정신을 놓았다.

나의 길티 플레저. 또 막춤이었다.


그리고 수련회의 끝, H와 처마에 걸터앉아 이야기 한 시간은 의미가 없어졌다.

나의 설렘이 막춤으로 흐지부지 되었다 생각했지만

사실 H에게는 는 별거 아닌 에피소드였다.


나와는 달랐던 Oops!... I Did It Again

Oops, I did it again
에고.. 내가 또 그랬네..
I played with your heart got lost in the game
내가 갖고 논거고 넌 정신 못 차린 거야

물론 이분의 논란과 문제가 있었지만 이분의 초창기 파급력은 세계적이었습니다.

Y2K 감성으로 미래지향적인 옷들을 입거나 세계관이 범우주적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브리트니의 웁스 뮤직비디오도 화성탐사 배경이었죠. 해외의 유명세가 국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고 한국의 관심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었습니다.


실제 음원 순위가 아쉬웠어요. 1주 1위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에미넴이 또 파이팅이 있었고, 솔로여가수들이 주춤하고 엔싱크, 백스트리트 보이즈, 에미넴 등의 남성 가수들이 파이팅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파급력으로 치면 따라올 자가 없었습니다. 활동을 멈춘 이후에도 음악, 뮤비에 대한 조회수가 계속 높게 나타난 역사적인 가수였죠.  저는 Toxic 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우리의 수련회를 불태우게 했던 그 시절 노래들을 다시 떠올려보셔요!



https://music.bugs.co.kr/track/363876

https://music.bugs.co.kr/track/8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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