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

독일과 함께 춤을

by 꿈청이


파리에서 쾰른까지 야간버스가 있어서 밤에 자면서 타고 쾰른 공항에 도착했다. 눈을 비비면서 할랄 푸드인 부리또를 먹었는데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와서 바로 만들어서 그렇지 맛은 있었다. 공항에서 열차를 타고, 친구의 친구를 만나러 갔다. 친구의 친구..그러니까 독일 친구는 예쁘고 착하고 한국말도 잘했다. 멀리서 온 우리를 남자친구와 함께 친절하게 맞이하러 나와주었고, 집으로 데리고 갔다.



친구와 즐거운 다과파티를 마치고, 집 근처에 있는 쾰른 대성당을 보러 갔다. 이미 파리에서 성당을 많이 가서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가까이에서 본 쾰른 대성당에 나는 압도당했다. 매우 크고 웅장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검은 그을음으로 덮여있었다. 흐린 날씨가 배경이 되어서 더욱 음습하고 게임 마지막 레벨에 나오는 최종 보스가 사는 성 같았다. 1248년부터 지었다는 데 차곡차곡 쌓아온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대성당답게 스테인드글라스도 크고 화려하고 멋졌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이곳에 방문하면 저절로 경외심이 생길 것이다. 원각 카메라를 사용해야 지나 가까스로 사진에 담길 만큼 초대형 건물이었고, 건물을 통해 강인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기념품 자석도 철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구매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날이 너무 추워서 손을 떨어서 그런가 야외 사진은 거의 다 흔들렸다. 마침 축제 기간이어서 어딜 가도 다양한 컨셉의 축제 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쾰른 사람들 모두 축제에 진심인 듯했다. 축제 의상들 틈에서 멀쩡하게 입은 상태로 돌아다니면 이상해 보일 정도여서, 친구는 쿠키가방을 사고 나는 보석스티커를 사서 얼굴에 잔뜩 붙이고 돌아다녔다. 유치해 보였는 데 막상 그러고 돌아다니니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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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나폴레옹이 사용했다던 유서 깊은 향수 가게도 데려가줬다. 화려하게 꾸며놓은 가게와 역사를 설명해 놓은 글을 읽으며 설명을 들었다. 비누, 향수 등 선물용 제품들이 많았다. 향은 처음에 뿌렸을 때는 썩 나의 취향이 아니어서 안 샀는데 신기한 게 잔향이 너무 좋고 며칠 동안이나 남아있었다. 향수 안 산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 별자리 향수.. 아쉽고만



진짜 맛있는 슈니첼(Schnitzel) 집에서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수목원을 구경했다. 친구네 집 주변이라고 해서 큰 기대 안 했는 데 관광명소였다. 게다가 친구가 모든 동선을 알고, 찐 맛집들을 데려가줘서 만족도 최상의 투어가 되었다. 나에게도 나중에 저렇게 독립도 하고, 친구에게도 동네 투어 시켜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독일 친구 덕에 칼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을 덥히는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극성인 날씨에 맞서 싸우는 중


알찬 투어를 마치고, 저녁식사로는 족발처럼 생긴 슈바이학센(Schweinshaxe)을 먹었다. 친구가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사람이 미어터졌지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축제 기간이어서 가게들이 온통 치장을 하고,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을 보자 더욱 흥이 났다. 처음 먹는 슈바이학센도 완전 촉촉하고 맛있었다. 평일에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주말에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서 투어도 시켜주고, 방도 내어준 독일 친구 커플에게 너무 고마웠다.



다음날, 아침과 간식까지 챙겨 주고 친구 커플은 우리를 역까지 배웅해 줬다. 아찔했던 것은 축제 때문에 차량이 통제되고, 대중교통도 평소보다 운행을 거의 하지 않은 탓에 열차를 놓칠 뻔했다. 초콜릿을 쓸어 담느라 잔뜩 불어난 짐을 양손에 들고 친구 커플이 날쌔게 뛰어준 덕분에 열차에 가까스로 올라탔고, 열차는 우리가 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발했다. 열차에 자리 잡은 우리를 향해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준 두 사람의 얼굴이 아직도 생각난다.


이제 독일에서 벨기에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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