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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Dec 08. 2023

당신의 세상에서 본 나의 세상 (9)


꿈에서 본 눈입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어요.

전 그 가운데 어디쯤 앉아 있는데 

어느 눈을 먼저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좌우 앞뒤로 눈이 가득해요.



아 맞다 나 요즘 눈 인터뷰하지 

정신이 번쩍 드는 거예요.

이렇게 눈이 많다니

신이 나다가

멍해졌어요.

 


한 눈과 마주쳤는데

아주 신비롭게 반짝이는 회색빛이에요.  

처음 보는 색이라 사람 같지가 않아요.

다른 생김새보다 그 눈이 먼저 보여요. 

너무 강렬했거든요.



그 눈은 히잡 같은 스카프를 둘러쓰고 있는데

그 안에 뭔가가 또 있어요.

피부에 완전히 밀착된 타이즈 같은 재질.

저게 뭐지. 생각했어요.

정체 모를 그게 겹겹이 얼굴을 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색이 없었다면 살처럼 보였을지도 몰라요. 

완전히 붙어버렸거든요. 



갑자기 눈이 말하기 시작해요.

감정인지 뭔지 물결이 요동치는 것처럼

그 주변이 온통 울렁거렸어요.

그게 보이지 않는 연기처럼 스멀스멀

저한테까지 다가오는 거예요.

눈이 스스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요상한 기분

말은 들리지 않는데 

이해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꿈을 깨니 

생각이 안 나요

그 말이 뭐였는지.

분명 이해했는데.

느낌만 남았어요.

같이 있었다는 느낌.






+ 앞으로 눈 인터뷰 방향<<


제가 만나는 눈은 자신의 서사가 있는 눈입니다. 자신의 서사로 사는 눈이라고 하면 더 정확하겠네요.


세상에 들려줄 나의 이야기가 있는 귀한 눈을 만납니다. 

제가 인터뷰를 한다지만 그 시간 동안 눈을 보며 자신을 인터뷰하시게 되실 거예요.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들려줄 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열심히 사느라 잠시 잊었다면 당신 눈이 얼마나 멋진 지 함께 읽어드립니다. 


현재는 저의 지인의 눈+지인을 통해 알게 된 눈을 인터뷰하고 있고요. 추후 다른 분들께도 참여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상한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브런치를 통해 제게 미리 메일 주셔도 좋습니다.

 








++ 몇 달 전 프랑스에 있었는데요. 툴루즈에서 누드화를 그리는 화가를 만났어요. 제 누드화를 가지고 싶었는데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더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 화가와 어떻게 포즈를 할까 상의를 하면서 그가 이전에 그린 그림들을 보았어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눈을 감고 있거나 눈의 표정이 강조되지 않은 그림이었어요. 그는 몸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표현하는 그림에서 눈이 너무 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눈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어요. 




다른 거 다 똑같이 그려도 눈이 그 사람 같지 않으면 그 사람 같지 않아. 




처음에는 그의 제안대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뜨고 싶다는 저의 강한 열망?에 결국 화가는 눈 뜬 초상화도 그려줬어요.



완성된 그림을 보며 그가 말했어요.



눈을 보니까 너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눈을 떠올려 보세요. 누구의 눈인가요? 

저는 저의 조카요. 그런 눈으로 나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내 주변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제 조카는 자신이 꽃인 걸 아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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