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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융한삶 Jun 30. 2024

다섯 번째 계절



어제와 오늘 사이


밤새 비가 오고

나는 밤샘 일을 한다


젖은 사람들

젖은 우산들


젖은 빗소리만

들리지 않는다


새벽 찬바람 냄새를 맡기 위해

문을 가득 열어놨지만


담배 냄새는 내가 외롭지 않은 꼴을

별로 보고 싶지 않은가보다


찌푸린 거북이처럼 날이 밝았다


어제의 하늘처럼 울어야

오늘처럼 조금이나마 맑아질텐데


어제도 오늘도 울어내지 못한 나는

잔뜩 흐려져 무겁게 구름만 품고 있다


아침 퇴근길

울음 섞인 바람이 불어온다


어제 미처 다 울어내지 못했다는 듯

양손 가득 울먹임을 쥐고 있다


바람을 가방에 조금 담아

내 방에 데려간다


눈 감기 전 함께 술 한 잔 하며

서로 울어내지 못한 울음을

대신 울어줘야겠다



다섯 번째 계절, 조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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