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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묘연 Oct 30. 2020

엄마들에게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많이 힘드셨죠?

참 쉽지 않네요. 

세상에 엄마라는 사람은 많은데 엄마 하기가 쉬웠다는 사람은 없으니 정말 힘든 일이 틀림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되니 마치 아이의 존재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살게 돼요. 

그래서 가끔은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내 인생이 불쌍해지기도 하죠. 하지만 누구도 아이를 낳지 말걸 후회하는 엄마는 없더라고요. 

물론 저도 그래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하고 있는 아주 지독하고 찐득한 사랑은 보통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요. 

그리고 그런 생각 때문에 약간은 우월한 기분도 들어요. 아마도 우리는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극한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렇게 깊고 진하게 사랑한 적이 없을 걸요. 내 인생도, 삶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깊은 사랑의 경험을 어디 가서 누구와 해볼 수 있었겠어요. 

사랑에 레벨이 있다면 우린 전문가쯤은 되지 않을까요.

사실 이렇게 집에서 애만 키우며 숨어 살다 보면 모두가 내 존재를 잊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평생 돈도 못 벌고 사회에선 쓸모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엄마는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해지는 소중한 존재가 될 거예요. 

그리고 아이들은 우리가 준 사랑이 몇 톤의 무게인지, 몇 도 씨인지, 무슨 색깔인지, 무슨 모양인지, 어떤 냄새가 나는지, 얼마나 오래가는지... 아주 자세히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아이가 부모가 된다면 또 그 자식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그대로 전해주며 알려줄 거고 그렇게 시작한 엄마의 사랑은 끝없이 남을 거예요.

그로써 지금의 사랑은 몇 억 광년을 달려가는 가늠할 수 없는 따듯한 별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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