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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Aug 09. 2019

해외여행이 더 좋은 게
왜 당연한 거야?

누가 감히 여행의 범위를 규정할 수 있을까

여행=해외여행?

직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해외항공권을 응모하고 추첨 결과를 기다리던 일주일시간 동안 나눈 대화.

"저 연차는 이미 올렸어요!"

"음? 그러다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국내여행 가면 되니까요."

"에이-"

자, 여기서 질문. 이 대화에서 잘못된 점은 무엇일까?




여행에 익숙한 것은 없다

종종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들 해외만 여행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가고 싶은 여행지는 무조건 해외이고, 예쁜 여행지도 해외이고, 가장 좋았던 여행지도 해외이고. 물론 진심인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국내는 관심 밖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면 국내외 여행을 모두 동등하게 좋아하는 나는 속으로 좀 기분이 안 좋아진다. 국내여행이 어때서?

나의 경우에는 제주도를 동네를 제외한다면 그 어느 세상보다 자주 가봤다. 한달살이를 한 곳이기도 하고, 사계절을 모두 본 것은 기본. 동네의 골목길도 다 외운 곳이 꽤 많을 정도로 제주도를 여행했는데 그럼에도 올해 제주도 여행 계획을 잡았을 정도로 제주도는 매력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제주도를 이렇게 간다 한들 나는 영원히 제주도를 진정으로 다 안다거나 익숙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범위를 넓혀서 내가 한국인인들 대한민국을 향해 익숙한 곳이라 별로다-라고 할 수 있을까?

몽골 저리 가라-하는 은하수가 있고, 반딧불이가 머무는 숲, 아침이면 물안개가 일어나는 호수, 판타지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언덕과 산 그리고 지역마다 특색이 살아 숨 쉬는 만날 때마다 신기한 음식들까지. 외국 현지인들의 모습만큼이나 한 분 한 분 매력이 담긴 움직임은 언제나 인상적이다.

이것들 시작에 불과한 대한민국을 한국인이 여행하는 것이 과연 해외여행보다 부족하고 아쉬운 것일까?

함부로 자신이 사는 땅을 익숙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대한민국 익숙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해외에 눈을 돌리고 해외만을 로망에 넣느라 정작 대한민국을 더 모르게 될 수도 있다.




여행을 다니는 것에 방법이 굳이 있다면

국내여행은 나이 들어서도 갈 수 있으니 해외 먼저 다녀오겠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무슨 말인지는 이해가 가면서도 한 편으로는 여행은 그 나이에만, 그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이렇게 국내/해외 크게 두 개로 구분해서 순위를 매기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 든다.

여행에 순위는 없다. 구분 없이 고루고루 다양하게 접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여행덕후의 잦은 기도

이렇게 다소 여행에 38선을 그어놓는 일부 지인분들 덕분에 서론의 대화를 자주 경험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결국 결론은 혼자 마음속으로 짓는다. 부디 저분에게도 국내여행의 진가가 찾아오는 날이 오기를. 소중했던 것들을 뒤늦게 안다는 것은 꽤 많이 슬픈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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