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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Sep 15. 2024

밥의 지대한 영향, 욕망과 두려움 사이

무기력한 우울모드 vs 활력넘치는 매력모드, 당신의 선택은?

이상형월드컵,

이라는 게 유행이다.


두 가지 선택지를 주고

그 중에 좀 더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는 게임인데,

밸런스 게임이라고도 한다.


이런 식이다.

방귀 뀔 때마다 트름소리 나기
vs
트름할 때마다 방귀소리 나기


두 선택지의 가치가 아주 비등하여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다.

이게 밸런스가 잘 맞춰진 경우다.


두 선택지의 가치가 비등하지 않고,

너무 한쪽 선택지가 월등히 좋은 경우

'밸붕'이라고 한다.

'밸런스 붕괴'의 줄임말이다.


이런 식이다.

미팅 나가서 3명에게 전화번호 요청 받기
vs
미팅 나가서 3명에게 전화번호 거절 당하기



1. '밸붕' 이상형 월드컵


'밸붕'인 걸 몇개만 더 보자.


사람들이 누구나 궁금해하고

이야길 나눠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살기

vs

크게 눈에 띄거나

호기심이 생기지는 않는 사람으로 살기


활력이 넘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살기

vs

기운이 없고 우울해보이는 사람으로 살기


아픈 곳 없이 항상 건강하고

컨디션이 최상인 사람으로 살기

vs

자주 아프거나 몸살이 나는 사람으로 살기


충분한 체력과 힘이 뒷받침되어서,

원하는 목표에 최선을 다해 매진하며 살기

vs

체력과 집중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목표에 온전히 매진하지 못하면서 살기



우리가 무얼 고를지는,

자명해보인다.


그런데

그 자명해보이는 선택을

우리는 하지못하고 산다.



2. 누가 봐도 좋은 걸 선택하지 못하는 우리


이상하지 않은가.


연필을 쥐어주고

저 둘 중에 무얼 고를지 선택하라면,

모든 사람이

전자를 택할 것인데,


현실에서 우리는

전자 대신 후자를

고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이.


왜 우리는

당연히 고를 것 같은,

고민할 것도 없어보이는,

선택하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은,

전자를 선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일까.



위의 '밸붕'게임에서

전자와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지 못하는

가장 치명적인 이유 증 하나는,

'밥'이다.




출처 : Youtube '그분이 알고싶다'


3. 식사는 잡쉈어?


누군가를 만나면,

식사는 잘 했는지 묻는 건

오랜 문화다.


그래서 드라마 '수리남'을 보면,

국정원 요원이

친구인 척 하기 위해

홍어판매업자 지망생에게

전화할때마다

"식사는 잡쉈어?"라고 묻는다.


이 문화는,

먹는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오랜 경험을 통해 익힌

역사의 산물이다.


잘 먹어야 하고,

먹는 게 곧 우리다.


4. 잘 먹지 못하고 사는 우리


우리가 먹는 '밥'이

곧 우리 몸을 구성한다.

우리 몸은

우리의 정신과

놀라울 정도로 밀접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결국 먹는 것은,

우리의 몸이자

우리의 정신이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밥'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위의 밸붕 게임에서

당연하게 전자를 택한 채로

살아야 할 것 같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잘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잘 먹는다는 것은,

그냥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먹는 '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5. 지연된 반응


나는 내가 상담수련을 하면서

개인내담자들을 상담하던 시절,

심리상담에 '지연된 반응'이 있다는 걸

책으로 배우고 경험으로 익혔다.


심리상담 회기 안에서도

내담자의 여러 반응이 나타나지만,

당장 그 자리에 그 시간에

어떤 반응이 있지 않더라도

상담에 의한 반응과 변화는

다음 주에, 혹은 수개월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내담자는 자신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상담에서 있었던 대화나 일들을

비로소 받아들이고 변화한다.


선생님, 사실 저번달 초에 상담에서 이야기했던 거 있잖아요...


이런 식이다.


근데 나는,

이게 밥에도 있는 줄 몰랐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지연된 반응이 있다.


아내는 생연어, 게장 알러지가 있다.

실수로 먹으면,

바로 알러지가 올라와서

호흡이 곤란해지기 때문에

당장 응급실에 가야한다.


나도 안 맞는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먹으면,

금방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한다.

이런 건 줄 알았다.

먹고 안 좋으면 탈이 나고,

아니면 말고.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음식에도 지연된 반응이 있고,

이는 길게 텀을 두고 나타나고,

꽤 긴 시간동안 나타난다.


음식에 의한 지연성 알러지는,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6~7일 이후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알러지 반응은,

혈액뇌장벽이라는 것을 통과해서

우울이나 불안 등 심리적 증상을 초래한다.

만성피로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휘두르는 증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리하면,


우리가 잘 먹지 못하면

당장 배탈나고 아픈 것뿐만 아니라,


신체와 정신이

왜 그런지 눈치채지도 못하게

긴 텀을 두고서,

오랜시간 만성적으로,

우리가 무기력하고 초췌하고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마치며..



물론,

우리가 위의 밸붕게임에서

후자를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는

수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확실한 건,

밥을 잘 먹어야 후자를 선택할 수 있다.


잘 먹지 못하는 이에게,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치는 건강한 삶은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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