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가지 각기 다른 사연으로, 밤에 잠을 안 잔다.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당신도,
잠을 자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잠을 자지 않는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다면,
우리나라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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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지 않는가.
밤이 되어도 왜
잠들지 못하는가.
여기엔,
두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삶의 대부분을
그런 마음으로 보냈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잠은 안 자도 그만이고
왜 자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니,
끝없이 잠을 줄여서
그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한다.
운좋게 (과거의 나처럼)체력이 버텨주면,
이 함정에서 한참을 헤매게 된다.
이 전략적 자살행위는,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질 때까지
계속 자행된다.
설상가상으로,
가정, 교육, 문화, 사회 등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아름다운 문구를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이기면 꿈을 이룬다.
잠이나 퍼질러 자고 밥이나 축내는 X
4당5락 -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이런 격언들 덕에,
가뜩이나 가만히 냅둬도
잠을 등한시했을 우리는,
더 눈에 불을 켜고 잠을 안 잔다.
화룡점정은 이제부터다.
시간을 남에게 팔거나 빼앗기기 시작하면,
정확히는,
이런 사태를 인지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줄어버린 수명을 다시 늘리기 위해
고민없이 잠을 줄인다.
허겁지겁 출근해서
하루종일 눈치보고 치여가며 일하고
퇴근 후 겨우 집에 도착하면,
우리는 곧장 잠을 자는 대신
넷플릭스를 선택한다는 말이다.
억울하니까.
나한테 주어진 하루인데,
내가 원하는 걸 하며
남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보낸 시간은
아직 하나도 없었으니까.
우리는 맥주 한 캔에 넷플릭스를 즐겨야만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리하면,
첫째, 왜 자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서.
둘째, 사람들이 자면 안 된대서.
셋째, 종일 일하고 나니 그냥 자기 억울해서.
이 세가지 이유로,
우리는
자발적으로
잠을 자지 않는다.
(Part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