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촬영감독 김정욱 Oct 22. 2021

다큐 멘터리

1. 기획 

이 ‘시안’은 방대하고 복잡한 방송 이론과 방법 중에서 다큐멘터리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만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램 기획, 제작, 연출 작업이 어떤 흐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검토가 필요한지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영상을 제작하려는 청소년들에게 습관화된다면 좋은 콘텐츠, 올바른 콘텐츠 제작이라는 결과를 거두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술’ 이전에 ‘태도’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이들은 한 번쯤 들어 보았을 말이 있다. “기술 이전에 태도”라는 말은 다큐멘터리를 전공하거나 공부하는 이들이 세상과 남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연출하면서, 우리가 출연자들의 기쁨과 고통의 내면 깊숙한 삶을 들여다보고 무언가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올바로 세우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본립도생(本立道生) 

    

우리나라 최고의 축구선수 손흥민은 15살 때까지 축구 시합을 뛸 수 없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아버지가 뛰지 못하게 했다. 아버지 손웅정 씨는 아들에게 매일 4시간씩 무려 6년간, 양발 볼 트래핑 훈련만 시켰다. 축구선수 출신인 손웅정 씨는 인터뷰에서 “내가 축구를 해보니 아무리 뛰어난 스킬과 전술을 습득해도 기본기가 부족하니 어느 수준 이상 실력이 안 올라가더라. 선수 때 확실히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가지고 아들을 기본기부터 철저하게 훈련시켰다. 헛다리나 마르세유 턴의 기술이 아닌 트래핑, 달리기 등의 기본을 가리켰다. 그리고 손흥민은 현재 월드클래스로 성장했다. 우리는 수많은 슛을 연습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기본적인 기술이 틀렸다면 ‘잘못된’ 방법의 슛을 ‘잘하게’ 될 것이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은 “기본을 올바로 세우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이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을 위해 노력하는 이 같은 행위는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 음악, 미술, 비즈니스, 인간관계 모두에 적용된다. 우리가 그림을 그리려면 색의 기본이 되는 3 원색(레드. 그린. 블루)을 잘 이해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처럼 모든 일들은 근본과 기본이 올바로 다져져야 한다.      


1. 기획(企劃)     


기획이란?  

   

‘기획’(企劃)의 한자를 풀어보면 ‘사람 인’(人) 자에 ‘멈출지’(止), ‘그림 화’(畵)에 ‘칼 도’(刂)를 써서, “사람이 올바로 서서 그림을 그리듯 일을 꾀하여 계획한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의 콘텐츠는 기획을 통하여 만들어진다.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려면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의 근본이 되는 소재나 대상에 대한 ‘진정성’과 ‘투명성’이 있어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기독교 미디어는 기획에 제약이 많다. 특히 맥락 없이 세상 속에 반짝이는 영상이 아니라 사람 마음을 쫓아 감동을 줄 수 있는 기독교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재의 발굴과 기획  

   

소재를 발굴하고 기획하는 방식에는 주제 의식을 갖고 적합한 소재를 찾는 경우와, 관심을 끄는 소재가 발굴되면 이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기획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주제 의식을 갖고 적합한 소재를 찾는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코로나19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처방안’이라는 주제가 있다면, 그 주제를 어떠한 소재로 표현할 것인지 소재를 찾아 제작할 수 있다. 두 번째 소재가 발굴되면 이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기획하는 경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가족’이 있었을 경우 그 가족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이다 

여기서 ‘주제’는 ‘우리가 프로그램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핵심적인 주장’을 말하고, ‘소재’는 자료 조사를 통해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편 편의 요소들’(예: 인터뷰. 현장 촬영. 영상자료 등의 프로그램 구성 요소)을 말한다.     


동기, 능력, 의미 

    

동기 즉, “지금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인가?” 나 스스로에게 열정이 있는 아이템인가 를 확인한다. 동기가 없거나 부족한 기획은 중간에 포기할 확률이 높다.

능력은 “내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 능력이 있는가, 현실적으로 촬영이 가능한가, 영상화할 수 있는가, 시간과 예산의 문제는 없는가,” 내가 계획하고 있는 콘텐츠를 현실화할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그냥 ‘아이디어’ 일뿐이다. 마지막으로 의미이다. “내가 기획하려는 프로그램이 유익하고 사회적으로 의미와 보탬이 되는 프로그램인지 확인해야 한다. 기독교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2. 기획의 단계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와 문제를 정의하라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내가 만들려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를 정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왜 이 대상에 끌리는지, 대상이나 소재에 대한 끌림의 이유를 찾다 보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된다. 문제를 정의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      


조사, 분석하라

“기획은 자료와의 싸움이다.” 그것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부하는 단계이다. 자료 조사 및 수집은 포털 사이트, 방송사 웹사이트, 개인 블로그, 해당 분야의 전문가, 논문 검색(DBpia, Kiss, 국회전자도서관, 학술연구정보서비스) 등을 통해서 한다. ‘분석’(分析)의 ‘석’(析)은 ‘쪼개어 나누어 밝히다’라는 뜻이다. 분석은 얽혀 있거나 복잡한 것을 풀어 그 요소를 확실히 밝히는 작업으로, 대상이나 소재를 탐구하고 정확히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지식을 쌓기도 하고 전문가가 되어 간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내용과 프로그램 포맷(format)을 논의하는 과정으로, 다큐멘터리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정보, 드라마 등의 프로그램으로 할 것인지,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장르와 콘셉트(concept)를 논의하는 과정이다.      


스토리텔링

“나는 어떤 스토리를 기획하는가? 나만이 알고 있는 스토리인가? 아니면 대중이 공감하는 스토리인가?” 하는 질문을 통해 다양한 방법의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수집한다. 3인 이상이 모여 이야기를 나눠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방법을 이용한다.

기독교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는 ‘진정성’과 ‘투명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겉과 속이 같은 프로그램 즉, 만드는 이의 인성과 프로그램의 심도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자 위주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소비자 위주의 프로그램인지도 확인한다.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평가한다

가)~라) 단계에서 취합된 아이디어를 결합해보고 평가해보는 것이다. 자체적인 평가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객관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델파이 기법’(전문가의 경험적 지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 나) 단계에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나 소재를 찾아내고 발견하여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전문가의 인터뷰는 스토리 발굴 단계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실행 계획을 세우고 “행하라”

제작 기획서를 작성한다. 우리가 목표를 설정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듯, 여기에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 형식, 내용, 예산. 차별화 전략. 촬영 일정 및 장소 등 프로그램 제작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기획의 완성인 ‘행하라’는 ‘제작 기획서’ 작성에서 시작된다. 이 작업은 기획을 타인의 방법으로 보고 객관성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기본 정보와 중심인물, 배경 등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또한 기획 의도를 통해 이 작품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명확히 하고, 작품의 전반적인 개요를 작성한다.    (기획안 양식 첨부)   


행하라

기획의 완성은 “행하라”이다

마지막 단계인 ‘행하라’는 기획에서 중요하다. 행하지 않으면 기획이 아니라 아이디어일 뿐이다. 기획의 첫 단계인 아이디어에서 발전 없이 중도 포기하거나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교회에서 기안 올리기를 시작으로 기독교 영화 제작 지원 공모전 참가 등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행하여야 한다

요약하면, 기획을 잘하려면 먼저 내가 기획하려는 아이디어나 소재가 동기, 능력,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충분한 자료 조사를 통해 그 부분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근본이 되는 ‘소재’ 즉, 대상에 대해서 접근하는 태도와 ‘투명성’‘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기획은 먼저 자신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게 하는 과정이며, 자신의 ‘절실함’이 왜 타자에게 가 닿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발견하게 하는 과정이다, 그것이 어떻게 타자에게도 절실하게 가 닿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어서_ 구성.  연출. 촬영. 편집 (초고 완성) 

이전 07화 KBS 인간극장 “저너머 봄이 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