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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유산, 그리고 구조조정

프롤로그

by 곤즈르

나는 늘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커리어를 쌓고, 결혼을 하고, 이제 아이를 가질 준비를 했다.

모든 것이 내가 설계한 대로 흘러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2024년 6월, 나는 첫 번째 임신을 했다.

임신 테스트기에서 희미한 두 줄을 확인했을 때, 마냥 기뻤다.

하지만 초음파 화면 속 아기집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수치만 올라갈 뿐, 내 몸은 임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유산을 맞이했다.


유산 후, 내 몸은 예전과 달라졌다.

미주 신경성 실신, 인대 파열, 기립성 빈맥 증후군까지. 건강은 물론, 회사에서의 자리도 흔들렸다.

병가를 반복하면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결국 구조조정 대상이 되었다.

출산율을 걱정하는 사회에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키고 싶었지만, 선택을 강요받았다. 나는 마케터자에서 퇴사 고민자가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기로 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답을 찾기 위해.


이 이야기는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다. 우리는 정말 커리어와 가정을 함께 가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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