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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Nov 13. 2023

난 정말 몰랐었네

네번째. 어떤 것을 발견하셨나요?

이것은 시리얼의 양대산맥. 그런데, 누가 먼저일까요?


시리얼을 먼저 만든 것은 의사인 '하비 켈로그'이다. 하지만, 상품으로 먼저 만든 것은 사업가 '찰스 포스트'이다. 켈로그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환자를 위한 음식으로 시리얼을 우연히(정확히는 실수로 엉겁결에;) 개발했다. 그런데, 켈로그의 병원에 환자로 있던 포스트는 그 시리얼을 먹어보고 상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잘 만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잘 팔릴 것이다'라는 상품성을 발견한 것이다. 결국, 켈로그와 포스트는 같은 것을 전혀 다르게 세상에 소개하였다.  


사실, 포스트의 제품을 보고 켈로그도 사업을 시작했지만, 영양에 중심을 두어 맛으로는 포스트에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같이 사업을 하던 켈로그의 동생이 '우리도 맛있는 시리얼을 만들자!'라고 그를 설득했지만, 쉽게 허락되지 않았고, 의사로서 그의 고집은 기업성장을 느리게 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먼저 만든 것, 먼저 발견한 것이 정말 중요할까? 오히려 그 처음보다 꾸준히, 오랫동안 그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고, 위대하다. 켈로그는 여전히 제품의 포장에 영양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포스트는 맛과 제품의 화려함에 무게를 둔다(물론, 저에게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음ㅎㅎ;;)


지금 두 제품을 두고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는 의미가 없다. 각자의 취향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이 제품의 스토리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런 비교를 말해 준다면,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요즘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새로운 메시지'덕분에 셀 수 없는 '새로움'을 강제적으로 만나게 된다.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그 메시지가 계기가 되어 내 주변의 쓸모없는 일, 쓸데없는 것들이 의미를 갖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디자인의 영역에서 이러한 '발견'의 요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가능하다. 디자인은 유형을 넘어 무형의 효과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것은 시각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느낌을 발견하는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움직인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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