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건너 너는 왔다 강에는 식인 상어들이 살을 빛내고 있었다고 너는 기억한다
이곳에서 맞은 첫 번째 날은 아주 짧았다 길게 자란 손톱이 부러져 있다고 깨닫는 순간 두 번째 날이 왔다 그밤 하나의 언어가 갈라져 입을 벌리고 좇아오는 꿈을 꿨다 어쩌면 강에서 본 상어는 사실 픽맨이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너의 말을 들은 엄마는 그 강에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쉼터에서 창틀만 은처럼 빛나는 걸 보고 쏟아지는 폭포수를 떠올렸다 칼을 빌려와 창틀을 긁어 내면 뭐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너의 발목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따 검게 새겨진 숫자를 지우려고 했지만 도구를 구할 돈이 없었다 네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부러진 손톱의 날뿐
오늘이 몇 번째 날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이곳의 날은 예전의 살던 곳의 날들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많이 지루하고도 길게 주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간다
동그랗게 뭉쳐져 빛나는 날들은
너에게 먹히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너의 아가리로 들어가려는 총알들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