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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게 생겼네...

설마...

퇴근길 집에 도착하면 나를 제일 반갑게 맞아주는 건 우리 집 공주님이다. 

어떤 날은 문을 열자마자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날은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하고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딸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이제 막 14살이 된 공주님도 사춘기가 왔다. 


요즘은 사춘기가 좀 빨리 온다고 하던데... 

우리 공주님 확실히 사춘기가 맞긴 하는데 에너지가 남다르다. 그래서 좋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사춘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고 한 부분은 없다. 다행이다. 


어느 날 저녁 퇴근하고 집에 와서 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있었다. 

요즘 와이프도 다시 일을 시작해서 바쁘게 지내고 있고, 나도 계속되는 야근에 조금은 지쳐 있었다. 

샤워를 하고 나왔나? 아니면 방에 있다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주님께서 아주 주의 깊게 내 얼굴을 처다 보더니 

"엄마 ~ 아빠 좀 이쁘게 생긴 거 같아"

응? 갑자기? 

뭔 소리야?..... 이 밤에 뜬금없이 이쁘게 생겼다고? 

이쁘게 생겼다는 단어를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 건지?, 날 이쁘다고 한 사람이 처음이라서 그런 건지?... 순간 너무 크게 그리고 오랫동안 웃었다. 


"공주~ 아빠게 왜 이쁘게 생겼다고 생각해?"

"가까이서 보니깐 아빠 좀 이쁘게 생긴 거 같아, 무슨 이유가 있어야 해?"라는 딸에 말에... 고맙다는 말과 함께 

꼭 안아주고~ 굿 나잇 인사를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와이프는 별 동요가 없었다. 그럴만했다.  

아마 와이프는 내가 이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니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공주님한테 이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귀에 계속 맴돈다. (오해 마시라... 난 이쁜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40대 중반의 아저씨지...)


왜 귀에 맴돌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을까? 생각해 보니, 

딸과 작은 것이지만 서로 교감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그래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천방지축, 아이돌을 이제 막 좋아라 하기 시작했고, 관심도 많고 말도 많은 14세, AB형, 얼굴과 패션에 부쩍 신경을 쓰는, 공부는 언제 할래?, 늦잠꾸러기, 춤, 인스타, 친구 


딸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단어들... 


올바르게만 자라다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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