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일은 아무것도 없다.
처음 시장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알 수 없는 패션과 시장 용어들, 음악 산업으로 경력을 쌓아오던 내게 이곳은 생소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SNS라도 시작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영상 편집을 따로 배운 적은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배운 게 전부, 이것도 기껏해야 이미 제작되어 있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영상을 끼워 맞추는 정도였다. 사진을 배운 적은 없었지만, 평소 글을 쓰는 걸 좋아했기에 내 개인 계정도 키울 겸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 끝을 보자.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항상 끝을 내는 버릇을 들일 것.
두 번째, 꾸준할 것. 정해진 텀을 지키되 불가할 시 반드시 다시 시작할 것.
세 번째, 타인의 콘텐츠에 의존하지 말 것.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제작하고 의뢰하지 말 것.
네 번째, 작은 문의가 들어오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
이렇게 4가지의 원칙을 만들고 23년 5월, 본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허접하기 그지없다. 고작 사진을 찍는 게 전부, 하지만 꾸준히 업로드를 했고 여러 방법들을 시도했다. (사실상 기술적인 발전은 없었지만..) 그리고 겨울이 될 즈음 DM이 오기 시작했다. 작은 주문부터 시작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주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드디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록 소액일지라도.
그리고 내가 키운 SNS으로 연을 맺은 업체와 샘플 단위가 아닌 메인 단위의 거래를 시작했다. 약 9개월 만의 성과, 아직 모자라고 모자라지만 시작이 반인만큼 역시나 끝을 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또 하나 배운다.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일은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