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대교

청계천과 한강은 엄연히 다르더라고

by 성주원

동호대교는 강북에서 강남 압구정으로 넘어가는 교두보이다. 밤이 늦으면 동호대교의 불이 꺼진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나의 삶과 한강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서울드림을 꿈꾸고 올라온 20살에는 청담. 영동대교. 30살이 되어서는 여의도를 뒤에 두고 살았다.

종로에 오니 강이 가깝지 않다. 강을 찾아 걷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 이촌. 용산. 옥수까지 움직여야 하다니. 옥수 동호대교는 그나마 번거로움이 덜했고 나의 세 번째 한강이 되었다.

여러 이유로 나 홀로 동호대교에 오는 날이 많아졌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보인다. 동호대교도 그랬다.

어쩌면 난 그저 압구정과 강남의 숫자에 몰입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 시선을 거두니 초라해진 한강과 동호대교가 색안경처럼 보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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