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세대와 소통하는 법
1. 지금 나는 백수다.
퇴사를 결정한 뒤 아빠를 만났을 때도
퇴사 이후 오랜만에 다시 아빠를 보러 간 날도
떨리고 긴장됨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나의 나이를 들어가며
아빠 친구의 아들과 딸의 이야기를 꺼내보며
나에게 또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진 않을까.
생각보다 ‘아빠 나 퇴사하기로 했어’라는 말에는
무덤덤했던 당신.
‘그래?’라는 짧은 대답에
오히려 말을 뱉었던 내가 더 당황했다.
‘네가 하기로 했으면 하는 거지.’라는 아빠의 말은
당황한 나를 조금 안심시켜 주었다.
2. 추석을 맞이하여 만난 아빠.
나는 퇴사 이후 2개월이 지나있었다.
퇴사를 하면서도 ‘평생 다시 조직생활하지 않겠다’
는 대대적인 선언을 한 건 아니었고,
한 6개월 쉬어볼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고작 2개월이 지난 것뿐이지 않나.
아빠의 태도에 무슨 변화가 있겠나 싶었던 건
나의 naive 한 착각이었다.
아빠는 나의 퇴사를 염려하지 않았던 모습을 지우고 예전처럼 다시 ‘안정’을 바라는 여느 부모세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말을 꺼내셨다.
이제 슬슬 안정적인 곳에 들어가야 하지 않니.
이제 들어가는 곳에서는 쭉 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주변 인맥을 활용해보기도 좀 해봐.
응. 나도 안정적인 곳으로 들어가려고 해.
하지만 이 대답은 아빠를 안심시켜주기 위한 반응이었을 뿐 나는 사실 솔직하지 못했다.
아빠.
안정적인 공간이 있으면 좋지만 꿈이 하나일 필요는 없잖아. 세상에는 한 곳에서 꾸준히 오래 다니는 사람도 있는 반면, 나처럼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도 있어. 그리고 종국에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도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나의 속내를 그대로 말했더라면 아빠는 이해했을까.
3. 대신 퇴사와 이직이 ‘이상하다’ 고만 여기는 부모님 세대를 위한 말을 덧붙였다.
분명 나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올 거야. 걱정하지 마. 스페셜리스트가 갖지 못한 경험을 갖춘 제너럴리스트로 아주 잘 성장하고 있으니까.
아빠는 얼핏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 같았다.
‘네가 하기로 했다면 하는 거지’라는 말로 아빠가 날 안심시켰다면, 이제는 내가 ‘경험이 있는 제너럴리스트’로 아빠를 안도하게 한 것일까.
4. 분명 경험의 가치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라는 것이, 단순히 직장과 직업을 전전하는데 그친다면 아쉽지만 경험이 제 값을 못할 수도 있다.
어느 곳에 가던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고 (관찰) 배우는 (간접 경험) 과정이 곧 지식이 된다.
나의 경우 전문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시키는 일만 주어진 범위 내에서 처리하면 되었지만, 결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예산은 뭐고 어떻게 쓰는 건지, 다른 팀과의 보이지 않는 관계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파견은 왜 하는지 등을 궁금해했고 열심히 관찰했다. 쓸모없는 오지랖이라 여길 수도 있었지만, 난 그저 그 사람들이 신기했고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그때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배웠던 시스템은 내가 이후에도 직장과 조직을 이해하는 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직장을 다니기만 했다면 경력은 될지 모르나 경험이 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5. 다양한 경험. 이도 저도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가 인사이트를 제공할 이야깃거리를 만든다면 그건 분명 가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산에 올라가야 열매를 딴다고, 다양한 경험에 도전해보라는,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알릴 때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보았다. (유튜브 드로우앤드류, 감성대디님 인터뷰 편)
‘진짜’ 경험을 쌓아왔던 지난날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유튜브에 도전장을 던진 지금.
나의 도전과 성장을 기록하는 채널, 그리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하는 인터뷰 채널 2개를 운영하고 있다.
획일화된 사회, 정답이 있는 것처럼 의식하는 기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모든 사람을 함께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