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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Apr 09. 2020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며

전문가 아니어도 괜찮아

지금 세계는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은 재앙을 겪고 있다. 

나는 IMF도 겪어 봤다. 그때 실직자가 되어 인천에서 2년 간 재훈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2008년 금융위기도 있었다. 다만 그때는 내 바운더리 안은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겪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재앙은 한 국가는 물론 전 세계는 물론이고, 

그들과 연결된 개개인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일 치솟는 실업자와 문을 닫는 가게들, 그리고 기업들.

이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국가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고통 분담과 관련된 사원들의 동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뒤늦게 나오기 시작했다.

전인미답의 길에 들어선 지금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한편으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안겨준 숙제와 교훈도 있다.

그중 하나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성경에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게 없다는 말씀이 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강대국이라 불리는 선진국들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안전 국가라 불렸던 일본, 천조국 미국, 미국을 넘보는 중국, (의료) 복지국가인 유럽의 여러 나라.

전염률이 빠른 괴질이 국가를 뒤덮자 그들 나라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의료 행정은 더디고 비효율적이며, 의료기자재가 부족했다.

특히 미국은 강대국 일지는 몰라도 선진국은 아니라는 말까지 들린다.

코로나 확진 검사를 받는 데에만 적지 않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하긴 치료비가 부담되어 병원에 가지 않고 병을 묵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나라 아닌가.


한국은 헬조선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는 인식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내외적으로 한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았다.

특히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였다.

신천지라는 외란은 있었지만, 지금 시점에서 한국의 확진자는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의료 민영화를 부르짖는 보수 정권에 의해서 의료 시스템이 바뀌어 병으로 죽어가는 몸보다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였다면,

샤먼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봐야 하는 무지한 대통령의 나라였더라면,

마스크를 만들 공장이 없어 다른 나라에서 사 와야 하는 제조업이 사라진 나라였다면,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의 안녕을 중요시하여 국가의 경고는 무시하는 국민성을 가진 나라였다면,

시스템은 역기능을 일으켜 확진자와 사망자는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마지막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는 교훈이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다.


사람들은 복권 당첨 가능성을 믿어 복권을 사지만, 그보다 더 확률이 높은 번개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불행은 외면하고 행복만 추구하려는 게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개인이나 국가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큰 방죽도 개미구멍에 무너진다고 정작 중요한 것은 행여나 일어날 수도 있는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고 줄여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재앙을 겪고 있는 미국의 현실은 의외다.

책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일어나기 희박한 일까지 사전에 예측하고 훈련한다고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미국의 모습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병사의 모습이다.

그나마 국방비 천조국의 나라답게 군대의 힘을 빌어 버티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재앙이지만, 한국은 어렵게 어렵게, 그러나 다른 나라들보다는 잘 이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만 끝난다고 될 일이 아니란 건 안다. 다른 대륙, 다른 국가의 화마가 가라앉지 않는 이상, 우리도 평안할 수는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폐렴의 그것과 비슷해지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이런 와중에 한국의 선택과 준비가 나쁘지 않았고, 그건 충분히 세계에서 인정받을 만하였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그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되지 않을 수도 없지만, 적어도 우리의 싸움이 향방 없는 싸움이 아니라는 안심은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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