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웠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이였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속상한 일, 분노가 차오르는 일, 가슴이 답답해지는 일이 있으면 저절로 담배에 손이 갔다.
매일 담배와의 완전한 이별을 꿈꾸던 내게 '명상'이라는 새로운 친구가 나타났다. 2주에 한 번으로 시작한 명상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었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던 내가 주 3일 아침 7시 수업을 듣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나자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담배가 맛이 없어.'
명상으로 인해 내 속에 있던 화와 분노가 눈 녹듯이 사라져서 그런 걸까? 명상을 시작하자 마음에 응어리져 있던 것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명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14년간 피우던 담배를 저절로 끊게 됐다.
명상을 시작하고 8년의 시간이 지났다. 8년 동안 딱 두 번 담배를 피웠다. 명상으로 거의 매일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며 살았다. 하지만 한 번은 회사에서 받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마음이 요동쳤다. 그때 정말 오래간만에 회사 동료의 전자 담배를 두 번 빼앗아 피웠다. 하지만 그때 외에는 담배 생각이 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