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탄산수 Apr 16. 2024

[D+405] 불안한 마음 다스리는 최고의 방법

미래를 보며 현존하기

계획 세우기를 극도로 싫어했던 나

어렸을 때부터 나는 계획 세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플래너를 걷어가 검사를 할 때마다 벼락치기로 지난 주 플랜을 적어내던 내 모습이 지금껏 생생하다. 이상하게 계획을 세울 때마다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지나치게 일정한 삶의 패턴을 못 견디는 성향이기도 하고 계획을 세우면 꼭 이뤄야 된다는 압박감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커 가면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단 사실을 몇몇 경험하게 되고 나는 더욱 더 계획과는 거리를 두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내게 목표를 세워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책을 만났다. 조직 심리학자인 벤자민 하디의 셀프 퓨처(Self Future)라는 책이다. 대신 이 책은 '목표'라는 단어 대신 '미래의 나'와 긴밀하게 연결되라 표현한다. 그러면 인간은 목표지향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머릿 속에 멋진 미래의 나를 설정했으므로 자연스레 그 목표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목표가 없는 인간은 즉각적인 보상만을 얻기 위해 살아가지만 목표가 있으면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무계획으로 살아가는 내게는 아주 인상 깊었다.


책을 통해 내가 그간 게으름과 패배 의식에 젖어 계획, 목표 세우기를 피해왔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열심히 했는데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자꾸만 우울해지는 내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목표는 현존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목표 세우기의 중요성보다 더 크게 얻은 깨달음이 있었다. 목표를 세우면 1) 현존할 수 있고 2) 지금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가 쉬워진다는 사실이다. 나는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때로는 감정기복이 심해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래 걱정으로 불안한 나를 다독이기 위해 에크하르트 톨레의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을 읽었다. 매 순간 현재로 주의를 집중시키며 '현존'하는 방법을 배웠고 쓸 데 없는 생각이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때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좋은 기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미래를 향해서는 어떤 마음가짐과 스킬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이드가 없어서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이 책에서 그 정답을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현존 방법은 '목표' 세우기였다. 목표가 나를 현존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삶의 망망대해 앞에 '목표'라는 부표를 설정해두고 나아가려니 삶이 심플하게 느껴졌다. 마감일을 지키려 하루종일 그 과업에만 집중했을 때 가장 정신적으로 편안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스스로 마감일을 정해두고 목표를 향해서만 심플하게 살아가는 삶, 그것이 마음 편해지는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리고 현존하며 감사함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작가는 꼬물꼬물한 6명의 자녀를 키우는 지금을 미래의 자신이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아이가 1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신생아 시절이 그립고, 자꾸 사진을 들춰보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은 그래왔던 것처럼 곧 사라질 순간이며, 기적처럼 감사하게 주어진 일상이므로 현재를 만끽하며 살아야겠다 다시금 다짐하게 되었다.

또한 내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진다는 점에서 목표 세우기는 의미가 있었다. 나는 이 앞으로 더 멋져질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대학생이었지만 여전히 엄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대학생 꼬마는 가정을 이루고 엄마가 되었고 사회인으로서도 무게를 지며 나름 굳건하게 살고있다. 10년 동안 매 순간 나는 경험하고 시시각각 변했으며 좀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므로 지금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 모습 역시 일시적인 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자꾸 염두해두려 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내 모습을 고정짓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쾌감이 든다.




아래 내용은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조금 더 와닿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책 내용을 요약해두었다.













막스 플랑크 생물학적 인공두뇌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직선으로 걸어라"라는 간단한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숲속에서 자신의 방향 감각에만 의존해 최대한 똑바로 걸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똑바로 걸었다고 자부했지만 실험이 끝난 뒤 GPS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지름 20미터 이내의 원을 그리며 걸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어디가 직선인지 모르지면

 자신이 직선으로 걷고 있다고 생각해도 원을 그리며 방황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명확한 목표와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측정할 방법이 없다면, 원을 그리며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의 나'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방법


1. 5년(or 10년) 후 미래의 나를 그리며 우선순위 3가지 정하기

2010년, 작가의 세가지 목표 : 결혼, 대학교 졸업, 박사 학위 과정 등록 (모두 성공)
2015년, 작가의 세가지 목표 : 식구 늘리기, 박사과정 마치기, 글쓰기를 시작해 전문 작가 되기 (모두 성공)

2. 우선순위 3가지를 이루기 위해 현실에 맞는 12개월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기

2022년 작가의 12개월 목표

가족
a. 2022년에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을 쉬는 날로 정해 일하지 않는다. 가족과 보낸다.
b. 6주간 유럽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c. 매달 10대 자녀들과 일대일로 시간을 보낸다.


a. <퓨처 셀프>와 <2배보다 10배가 더 쉽다>를 출판한다.
b. 지금까지 출간한 모든 책을 합하여 100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c. 2023년 저서를 대비해 다음 협업 상대를 결정한다.

재정
a.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자산이 스스로 증식할 정도의 부를 모아 부유한 삶을 살아간다.


3. 12개월 안에 달성할 목표 중 10배 수준으로 해낼 수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질문하기

목표가 과정을 결정한다. 희망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길을 찾기 위해 생각하게 된다. 목표를 10배 높게 세우면, 현재의 과정이나 방식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영역에서든 10배의 성과를 내겠다고 결심하면, 훨씬 더 강력한 해법을 찾는다. 물론 시행착오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나는 일주일만 지나도 이번 주에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방법을 알게 된다.

10배의 성과를 올리려면 집중과 단순함이 필수다.

-<셀프퓨처> 208p


'미래의 나'와 연결되는 데에 꼭 참고할 사항

1.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라.

'미래의 나'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그와 친해져야 한다. 그려지지도 않는 사람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겠는가? 상상력을 발휘해 미래의 나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 내 행동에 의해서 그의 모습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의 내가 음주를 하고 기름진 음식을 폭식한다면 미래의 나는 셀룰라이트가 덕지덕지붙은 배불뚝이로 그려질 것이다. 작가는 미래의 나를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대하듯 아껴주고 헌신하기 시작하면 미래의 나에게 자연스럽게 '투자'하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2. 무모하게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라.

작가는 '미래의 나'를 설정할 때 무모하게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라고 이야기 한다. 어차피 10배의 목표를 세우든, 100배의 목표를 세우든 들어가는 에너지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목표한 만큼 성장하게 된다. 실제로 그랜드 카돈이라는 사업가는 본인이 52살 때 목표치가 너무 적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목표를 재설정한 뒤 10배 이상의 자산을 불렸다고 작가는 덧붙인다.


3. 노력에 의심이 든다면 복리 효과를 믿어라.

미래의 나는 현재 행동의 복리효과로 만들어진다. 복리는 세계 8대 불가사의다. 복리효과는 작은 효과가 모여 극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생은 당신이 뿌린 것만 거두는 것이 아니라 뿌린 것보다 더 많이 거둔다. 모든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복리효과를 만든다. 현재 심은 씨앗 하나가 농장에서 해마다 수백만 명의 식량을 생산하는 미래의 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성공하려면 결국 크게 투자해야 하지만 그 지점까지 가려면 먼저 작은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복리효과를 내고 싶은 모든 영역에서 일단 투자하라. 투자할수록 전념하게 되고 투자할수록 비전은 커진다. 시간, 돈, 재능을 투자하라. 지금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셀프퓨처> 148p - 150p


4.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가진 사람들을 곁에 두어라.

작가는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주는 환경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당신이 가까이 지내는 5명의 모습이 당신의 모습이라며 내가 바뀌고 싶다면 환경을 바꾸라 얘기한다. 나는 이 말을 실천하기가 가장 막막했다. 지금 당장 내가 인맥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환경을 목표로 하되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책'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책을 통해 내가 닮아가고 싶은 이들을 곁에 둘 예정이다.


5. 감사함이라는 감정을 이용하라.

감사는 무언가를 받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감정이다. 보통 우리는 무언가를 받은 다음에 감사를 느낀다. 감사라는 감정에는 감사한 일이 이미 일어났다는 신호가 들어있다.

따라서 감사함을 나타낼 때 우리의 무의식은 미래의 현실이 지금 이 순간에 나타난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셀프퓨처> 221-222p


기타

6. 덜 중요한 목표는 제거하라.

7.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요청하라.

8. 완벽이 아니라 완수하라.

9.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덜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어라.




어제 친구가 놀러와서 띵언을 날려주었다. '플랜 A는 나의 계획, 플랜 B는 신의 계획' 이제 나에게 계획과 목표는 현재를 잘 살아가기 위한 귀한 기술이 되었다. 이루지 못해도 그것은 신의 계획이니 자책감은 내려놓으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지나친 사족이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전보다 내가 꽤나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아이를 책임감 있게 잘 키워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생기니 퇴사라는 과감한 결정도 하게 된 것 같고 말이다. 5년 뒤 지금보다 훨씬 더 근사하게 변신해 6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 그리고 커리어 우먼의 삶이 기대된다.


이전 11화 [D+400] 출산 후 남편과의 공식 첫 데이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