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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 Sep 01. 2020

2. 바뀌면 안 되는 것

'약자에게 더 혹독한' 기후변화, 계속된다면?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까지 남은 기간과 1.5℃ 상승까지 남은 기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독일 베를린에 MCC란 연구소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가면 2℃·1.5℃ 상승까지 남은 기간을 카운트다운 형식으로 보여 주는 '탄소 시계'가 있는데, 8월 27일 기준, 지구 온도가 평균 2℃ 상승할 때까지 남은 기간은 25년 2개월가량이고, 1.5℃ 상승까지는 7년 4개월 5일 남았다.(9월 1일 기준으로는 2℃ 상승까지 25년 2개월 8일, 1.5℃ 상승까지는 7년 4개월 남았다.)

독일 mcc 연구소가 공개하고 있는 탄소 시계. 2020년 8월 28일 기준 지구 평균기온 2℃ 상승까지 25년 2개월 남았다.

독일 MCC 연구소는 탄소 시계를 'The Carbon Clock is ticking', '탄소 시계는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체크해 온 바로는 카운트 다운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2℃ 상승까지 남은 기간은 대략 25년 10개월 정도 남았다. 그런데 5 개월이 지난 후 실제 줄어든 시간은 거의 8개월. 


탄소 시계의 시간은 현실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실제 카운트다운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


"현재 우리의 탄소 배출 추세는 3~4도 상승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재앙에 가까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현재 속도의 탄소 배출 속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 마디로 이렇게 답했다.


2015년 파리 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보다 낮게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로 제한하자는 약속이 무색해졌단 취지로 지구 온도 상승폭에 대한 구체적인 온도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지구 평균 온도다 3~4℃ 상승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리고 왜 파리협약은 상승폭을 2℃보다 낮추고 가능한 1.5℃로 억제하자고 했을까?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사실 지난 5백만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1880~1920년의 평균 수치보다 2℃ 이상 따뜻해본 적이 없었다. 


바꿔 말하면 인류는 2℃ 이상 온난화된 환경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급격히 늘어난 산업혁명 직전을 기준으로 2℃란 기준이 만들어졌다는 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는데, 실제 과학자들의 예측으로는 지구 평균기온이 2℃ 이상 상승할 경우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가속화로 더 이상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란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어 2℃보다 낮은 온도 상승폭인 1.5℃가 제시됐다고 한다.


"날씨는 변하는 것이고, 기후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반대로 날씨가 변하지 않고, 기후가 변하는 것이다."


조천호 경의사이버대 특임교수가 간단하게 내린 기후변화의 정의다.


기후는 최소 3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의 날씨의 평균 상태를 의미하고, 날씨는 균형 잡힌 상태인 기후 안에서 일어나는 단기적인 변화로 매 순간 바뀌는 것을 말한다. 


기온과 강수량 등이 날씨에 속하는데,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더운 곳은 계속 더워지고 추운 곳은 계속 추워져 날씨가 변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지역의 기후는 바뀌게 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가 2014년 발간한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이 가져올 수 있는 피해, 즉 기후변화로 피해는 크게 5가지.


우선 해수면 상승과 연안 홍수와 폭풍 해일로 인한 생명·재산피해가 급증된다. 이어 홍수로 인한 재해와 질병이 생기며,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사회기반시설과 핵심 공공 서비스가 와해될 수 있다. 


또한 극한의 장기간 혹서로 인한 취약 도시인구의 사망, 질병을 비롯한 여러 재해에 대한 위험이 상존하게 되고, 농업생산성 저하로 인한 식량 불안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림설명 : (a) 전 세계 육지 및 해양 표면 온도 이상(비정상) 관측값 (b) 1901년부터 2012년까지 관측된 표면 온도 변화 지도. (c) 북극(7~9월 평균)과 남극(2월) 얼음 면적. (d) 1986-2005 평균 대비 1900-2010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의 변화 (e) 1951년부터 2010년까지 관측된 강수량 변화 지도 [출처] IPCC, 기후변화 2014, 제5차 종합보고서


'지난 112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89℃ 상승했는데, 현재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감축 없이 배출된다면 2080년 이후인 21세기 말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3.7℃ 상승해 해수면은 63cm 상승할 수 있다.'


3.7℃ 상승을 설명하기 전,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온도 상승 폭인  2℃부터 살펴보자.


지구 기온이 2℃ 올라가면 식량 생산 감소와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해 척추동물 중 8%가 멸종하고, 식물은 16%, 곤충은 18% 멸종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기후가 대부분 홍수로 집중될 가능성이 큰에 홍수로 인한 사회기반시설 파괴가 빈번히 일어나고, 폭우 뒤 폭염 등으로 사고 위험과 질병 등으로 인해 사망이 급증하고 물과 식량 부족이 현실화될 것으로 분서됐다.


이는 모두 IPCC 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최근 54일간의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이후 폭염 등을 보면 근거 없는 추측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지구의 온도가 3℃ 이상 올라간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 생명체의 90퍼센트가 멸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의 주 요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급격하게 줄여야 한다.


IPCC 5차 보고서는 산업혁명 이전에서 2℃ 미만으로 억제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최대 70%까지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만약 온실가스를 제대로 줄이지 못한다면?


불행히도 기후변화는 결과적으로는 모든 인류를 위협하겠지만, 피해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부터 입게 될 것이다. 


가장 단적인 예로 기후변화로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혹독한 기후를 견디기 위해선 반드시 전기와 같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비용'이기 대문에 비용이 감당되는 부자들은 큰 변화를 겪지 않겠지만 비용 감당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에는 혹한이 이전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 


여름에 시원하게 겨울에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재력이 충분한 부자들에겐 크게 상관없지만,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 더운 여름과 더 추운 겨울을 온몸으로 극복해야 한다.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로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곡물 가격이 올라가면 가난한 나라일수록 식량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된다.


현재 2050년 '기후난민'이 최대 10억 명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화 이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과 유럽이 가장 피해가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엔 영향을 받겠지만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 곳이 가장 늦게 피해를 받는 굉장히 차별적인 위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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