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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 Aug 31. 2020

1. 변화가 힘든 이유,
변해야 하는 이유!

대공항과 뉴딜, 기후변화와 '에너지·산업' 전환

1929년 10월 우리에겐 대공항으로 알려진 'Black Monday'. 


뉴욕 증시 대폭락과 함께 장기간의 경제 불황이 이어지며 길거리에는 직업을 구하기 위한 실업자가 들끓었다.

미국 경제대공황(1931년 2월) 시절 실업자들이 무료급식소에 줄 서 있는 모습.


당시 미국은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일자리를 직접 제공하는 이른바 뉴딜 정책을 통해 대공항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론 뉴딜 정책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사람은 바로 영국 출신의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즈다.


케인즈는 당시 당시 경제 이론의 주류였던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 만능주의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정부 개입 없이 모든 경제 상황을 시장에 맡기면 문제는 전부 해결될 것이란 당시 주류 생각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러면서 케인즈는 시장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때는 누군가 이를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역할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뉴딜정책이 시행되면서 케인즈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이 됐고, 시장에 모든 걸 맡겼던 자본주의는 정부가 적절히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로 바뀌었다.


"변화가 힘든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케인즈가 당시 주류 경제이론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한 말이다. 


대공항이란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해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과거 성공의 영광'에 안주해 변화를 주저한 세력에 대해 케인즈가 일침을 내린 것이다.


자본주의란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것만은 큰 변화를 만들어 역사적인 위기를 넘기는데 일조를 한 것이다.


케인즈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기'는 현재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을 간단·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선 기후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부터 다양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정답은 간단한데 방법론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방법론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 이유는 온실가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의 변화를 주기 싫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새로운 수단, 획기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논쟁을 진행하고 있다.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속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이다. 우리가 새롭게 태어날 곳이 ‘기후위기에서 벗어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소위 기존 세계의 것들이란 알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단단한 알껍질은 무엇일까? 바꿔 말하면 어떤 분야의 '틀'을 가장 바꾸기 어려울까?


아마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에너지와 산업' 분야일 것이다.


지금의 편리함을 만들어준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이기 때문인데,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는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에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고, 산업을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와 산업이 지금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칭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어, 그만큼 기득권도 크고,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당연히 짧은 시간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편리함, 기득권보다 상위 가치인 '생존'을 위해 지금은 과거 '틀'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사용하고,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시도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카운트 다운은 이미 시작이 됐고, 남아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변화에 시큰둥한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는 여전히 많은 논쟁을 진행하고 있다. 논쟁에 앞서 한 번쯤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우리가 얼마나 기존의 편리함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용기를 가지고 결단을 내릴 준비가 됐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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