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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서기 Oct 31. 2020

통닭 한마리


예전에 아빠는 퇴근길에
노란 종이 큰 봉투 하나를 들고 오셨지
통닭 한마리

저녁밥을 먹고나서도
마치 예상치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지

지금 생각하면
노란 봉투가 비어있어도
행복했을 것 같아

그리 자주 있는 일도 아니었지
아빠 손에 통닭 한마리

아마 딱 한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통닭 한마리

그래도 생각만 해도 든든하니 좋은 기분
그게 뭐 대수라고

있었던 없었던 간에
그저 그리워 통닭 한마리
추억 속에 기억 속에 어쩌면 상상 속에
통닭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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