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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크래프터 Jun 21. 2021

지도와 이정표가 필요한 이유: 일의 흐름(1)

일의 나열이 아닌 순열에 따른 배치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시절, 새로운 일이 쏟아져서 괴로웠습니다. 매번 일은 해결하지만 치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형 프로젝트를 결하는 과정에서 일을 순서대로 잘 배치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이것이 일의 흐름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우선순위와 흐름의 차이: 나열과 순열


업무 우선순위에 따른 체크리스트, 중요합니다. 정해진 하루 시간 중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고, 급하지도 않은 일을 빨리하거나 중요한 것을 미루는 등의 실수를 방지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은 단편적인 사건들을 나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을 처리할 수는 있어도 일을 장악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른 업무 구분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일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절차와 자연스러운 순서, 즉 순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나 소설의 스토리는 발단 - 갈등 - 절정 - 대단원의 일정한 구조를 따릅니다. 이때 초입부터 갈등이나 절정에 해당하는 내용이 나온다면, 난해한 작품이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일도 상황에 따라 각 과업 간의 적절한 흐름을 지켜야 합니다. 기획안 작성먼저 주제와 테마를 정하고 분석을 해야 적합한 기획안이 나옵니다. 하지만 분석부터 하고 나중에 주제를 정하면, 논지가 불명확하거나 테마가 흐릿한 결과물이 생기죠.


출처: YES24

도서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 저자 야마구치 슈와 구스노키 겐은 일의 흐름을 시퀀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일의 순서라는 것은 단순히 항목별로 할 일의 목록을 나열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프로는 일하는 순서가 다릅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퀀스에 따라 이후 발생할 업무를 구상합니다. 이때 A라는 업무를 해야 B가 된다는 관계, 즉 순열적인 흐름이 지켜져야만 합니다."


3인칭의 업무 지도


일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먼저 3인칭의 관점에서 나만의 업무 지도를 그려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길을 나아갈 때 정해진 트랙으로만 가면 앞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것을 지나쳐왔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이런 현상을 Tunnel Vision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터널 속에서 전진하는 것만 집중해서 정작 내가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객관적인 인식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감도처럼 3인칭의 관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내가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어떤 속도로 갈 수 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업무도 마찬가지로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함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쳐 갈 이정표와 순서


지도를 그렸다면, 일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지점, 즉 이정표와 순서를 정합니다. 장기 여행을 간다고 하면, 각 중간 지점과 도달해야 하는 시기, 소요 자원 등을 계획할 필요가 있겠죠. 마찬가지로 업무도 특정 시점에 꼭 끝내야만 하는 지점과 순서가 있습니다.


표준화되어 있는 업무도 자세히 살펴보면 중간 지점이 명확하지 않거나, 업무 순서가 비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제품 개발, 신규 프로젝트는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정표를 예측하고 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그린 지도에 이정표를 세우고 효과성을 검증하다 보면, 전체 흐름(지도)이 자연스러워지고 더 적절한 중간단계(이정표)와 순서 순서를 정할 수 있습니다.


3인칭 시점과 이정표 두 개념을 결합해서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은 바로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 관점에서 일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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