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로켓오적어색
오징어 볶음, 오징어 덮밥, 마른오징어, 진미채, 오징어 튀김, 오징어순대, 오징어초무침, 오징어뭇국 등..
어떤 걸 좋아하시나요? 너무 많은 음식을 할 수 있는 좋은 재료이지요.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모두가 만족하는 재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가 건강하지 못하면 마른오징어의 맛을 느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네요.
오늘은 질문을 먼저 해볼게요~
생물학 전공을 하지 않았기에 잘 모르지만 그래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이미 전공을 하신 분들도 어깨 으쓱해 보시지요^^) 3초가 지났는데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모르는 거예요~ 30초만 투자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저는 얼마 전 아이와 함께한 오징어 해부로 공부를 쪼금 했다는 건 안 비밀 입니다만 제가 2시간 정도 공부한 걸로 글을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보았습니다.
제 글의 포커스는 늘 색이니까요. 결론은 색으로~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복습을 하지 않으면 금방 또 잃어버리기 때문에 오늘 오징어의 색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조 : 아빠의 유산 >> 오성진 작가님 글
놀라운 사실은 40살이 넘어 이제야 진심으로 알고 이해할 수 있었던 내용들도 있다는 것이지요.
모든 것을 알고 살 수는 없지만 이제라도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되고 알게 되는 사실에 즐겁습니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이 삶을 살아가는데 제일 큰 덕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이가 있다면 이 질문으로 놀이를 하면서 함께 알아가는 것도 좋을 듯해요.
1. 오징어의 피는 무슨 색일까요?
2. 오징어의 먹물은 물일까요? 가루일까요?
3. 오징어의 다리는 몇 개일까요?
4. 오징어의 빨판을 문어의 빨판과 같을까요?
5. 오징어는 뼈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6. 오징어의 몸에는 후쿠는 무슨 역할을 할까요?
7. 오징어는 무슨 색일까요?
8. 신선한 오징어를 고를 때 점이 많은 오징어를 선택해야 한다?
9. 오징어의 심장은 몇 개일까요?
10. 오징어는 색맹일까요?
오적어(烏賊魚) 이야기
한적한 바닷가, 잔잔한 파도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징어 한 마리가 있었다. 투명색을 하고 죽은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은 무언가 의도를 가진 듯했다. 기척 없는 바다 위에서 떠돌던 오징어는 까마귀의 시선을 끌었다. 검은 깃털을 가진 까마귀는 하늘에서 맴돌며 먹잇감을 노렸다.
까마귀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날개를 펼쳐 착지하려는 순간, 오징어가 마치 살아난 듯 재빠르게 10개의 다리 중에 긴 두 개의 촉수를 뻗었다. 한순간에 까마귀의 다리를 휘감고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까마귀는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오징어의 힘은 예상보다 강했다. 거친 물살이 일렁였고, 파도는 금세 다시 고요해졌다.
이 광경을 목격한 어부들은 전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적어(烏賊魚)'라는 단어가 여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오징어의 오는 '까마귀오'라는 사실, 오징어는 마치 죽은 시체처럼 수면을 떠다니다가, 까마귀가 다가오면 순식간에 포획해 버린다. 실제로 오징어가 새를 잡아먹은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었다. 문어가 탈진한 흰머리수리를 잡아 물속으로 끌고 간 장면이 촬영된 적도 있었으니, 이 전설이 단순한 이야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부들은 바닷속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바다 어딘가에서 오징어는 검은 그림자를 유인하고 있을 것이다. 까마귀가 그 덫에 걸리는 순간, 그들은 다시 바다 깊숙한 곳으로 사라진다.
정약전의 자산어보(1914년, 순조 14년)에서 '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오징어 색상 변화 원리
빛을 좋아하는 오징어이기에 오징어잡이배는 매우 밝은 빛을 달고 있지요. 오징어(Squid)는 바다에서 가장 신비로운 생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색의 마술사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색상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능력은 과학자들과 자연 애호가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디자이너인 저에게도 말이지요. 오징어의 색상 변화는 단순한 보호색이 아니라, 의사소통과 사냥, 위장, 짝짓기 등 다양한 생존 전략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 색소 세포(Chromatophore)
노랑, 빨강, 갈색과 같은 다양한 색소를 포함하며,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색이 변함.
| 광반사 세포(Iridophore)
빛을 반사시켜 푸른색, 녹색, 은빛과 같은 메탈릭 한 색상을 만들어냄.
| 백색 세포(Leucophore)
주로 흰색을 반사하며, 오징어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룸.
| 투명한 피
오징어의 피는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아닌 헤모시아닌(Hemocyanin)을 포함하고 있어 무색에 가깝거나 푸르스름한 색을 띤다. 이 성분은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저온 환경에서 더욱 효과적.
| 가루 형태의 검은 먹물
오징어는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때 먹물을 뿜어내는데, 먹물은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진 가루 형태. 물속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퍼져 시야를 흐리게 하는 역할을 함.
오징어 색상 변화 목적
사람도 살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듯이 오징어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한 위장색으로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데 오징어의 색상 변화는 매우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 위장(Camouflage)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에 맞춰 몸 색깔을 바꿈.
| 의사소통(Communication)
같은 종의 오징어나 다른 생물들과 비언어적으로 신호 역할. 공격적인 신호나 구애 행동에서 색상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함.
| 포식 전략(Hunting Strategy)
먹이를 유인하거나 혼란스럽게 하여 효과적으로 사냥할 수 있음.
| 스트레스 표현 및 방어(Defense Mechanism)
위험한 상황에서는 갑작스러운 색상 변화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함.
질문의 정답!
매번 정답이 없는 디자인을 하다가 정답을 쓰려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제가 신기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다양한 저의 색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1. 오징어의 피는 무슨 색일까요? 투명색이나 푸른색
2. 오징어의 먹물은 물일까요? 가루일까요? 먹물은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진 가루 형태입니다. 문어의 먹물과는 완전히 다르지요. 미세한 입자가 물속에서 퍼지면서 적들의 시야를 확실하게 가리지요. 우리가 커피믹스나 코코아 가루가 물에 녹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3. 오징어의 다리는 몇 개일까요? 10개입니다. 2번과 9번의 긴 촉수는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 먹이가 없을 때 스스로 먹기도 합니다. 오징어는 먹이가 없으면 종족을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4. 오징어의 빨판을 문어의 빨판과 같을까요? 아니오. 정말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어를 유리창에 던지면 문어 빨판으로 딱 달라붙어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징어를 던지면 주르륵~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오징어의 빨판은 이빨 같은 갈고리 모양의 촉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람의 살도 파고드는 기능을 하지요. 그래서 문어와 전혀 다른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5. 오징어는 뼈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습니다. 뼈가 없는 연체동물이지요. 하지만 막대기 모양의 얇은 뼈가 외투막 안에 있는데 척추 같은 뼈라기보다는 껍데기라고 보는 것이 더 알맞습니다.
6. 오징어의 몸에는 후쿠는 무슨 역할을 할까요? 오징어의 외투막 안으로 물을 저장하고 그 물을 내뿜으며 앞으로 로켓처럼 나아가는 기능을 하는데요. 물을 저장하고 내뿜기 전에 후쿠를 잠가서 앞으로 나가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오징어를 손질하거나 마른오징어를 보다가 딱딱한 부분이 있을 거예요. 그 부분입니다. 로켓의 완벽한 모양을 하기 위해 딸깍하고 채우고는 완전 무장을 하지요. 공격 준비 완료입니다.
7. 오징어는 무슨 색일까요? 노랑, 빨강, 갈색, 푸른색, 녹색, 은빛, 주변환경과 비슷한 색, 여러분이 기억하고 있는 색이 오징어의 색이지요.
8. 신선한 오징어를 고를 때 점이 많은 오징어를 선택해야 한다? 오징어는 잡혀서 냉동이 되는 순간 어둡게 색이 변합니다. 점이 많은 오징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피부에 색소 세포가 있어서 살아있을 때 그 색소세포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지요. 그래서 더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9. 오징어의 심장은 몇 개일까요? 3개입니다. 아가미 옆에 붙은 심장 두 개와 심장자리에 붙은 것입니다.
10. 오징어는 색맹일까요? 네. 색맹입니다. 오징어의 눈과 뇌는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진은 물의 깊이와 색에 따라 시각을 적응시키는 능력이 있어 위장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근해에서는 초록색이었다가 심해로 들어가서는 파란색으로 시각적 초점에 변화를 주어 위장한다는 설명입니다.
직접 해부한 이미지입니다. 잘 해부한 오징어는 지금 냉동실에서 먹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지요.
라면먹을 때 넣어 먹기 위서 고이고이 싸왔답니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오징어처럼,
기후위기로 바다온도가 뜨거워져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속상합니다.
우리도 내 마음을 알 수 없지만 다양한 많은 색깔을 내기 위해 도전하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완성해 보아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색깔로 나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오징어에게서도 배울 수가 있네요.
제가 색에 대한 이야기 보다 해부, 오징어의 삶, 오징어에 대한 질문을 한 이유는, 감각적으로 느낌만으로 색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디자인에서의 색은 모든 근거와 주변환경, 이유들을 알고 콘셉트를 정하기 때문에 알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도통 알 수가 없지요. 그만큼 정답이 없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스트레스도 받지 말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유롭게 스스로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징어 해부 5분 45초*
*모두에게 좋은 오징어 기사*
*오징어는 색맹일까?*
*오징어 응용한 위장술 기사*